2년전 사퇴요구·농성 벌이다
이달 돌연 최우수의원상 수여
이천여주경실련 '두얼굴' 뭇매
"사퇴하라 난리 쳐놓고, 이제 와서 잘했다고 최우수 의원상?"

이천지역 한 시민단체가 홍헌표 이천시의회 의장에게 '탁월한 의정활동을 수행했다'며 '최우수 의원상'을 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민단체는 2년 전, 당시 시의회 부의장이었던 홍 의장이 각종 비리의혹 등에 연루되자 '시의원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천막농성까지 벌였기 때문이다.

이천여주경실련은 지난 16일 오후 제7대 이천시의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최우수 의원상을 수상한 홍헌표 의장을 비롯해 전·현직 시의원 2명에게 '우수 의원상'을 시상했다.

시상에 앞서 경실련은 제6대 이천시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총평과 새로 시의회에 입성한 의원들에게 바라는 제언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문제는 이날 홍헌표 의장에게 최우수 의원상을 수여한 경실련이 이천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지난 2016년 10월 기자회견을 갖고 홍 부의장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한 달 여간 천막농성을 벌이기까지 했다는 점이다.

당시 홍 부의장은 고리사채, 건축법 위반, 불법 산림훼손 혐의 등 각종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었고, 37일 간 진행된 시민단체의 천막농성은 그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사과문 발표로 철회했다.

이 같이 천막농성을 불사하며 홍 부의장 자진사퇴를 요구하던 경실련이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제6대 시의원 활동기간 '탁월한 의정활동을 펼쳤다'며 최우수 의원상을 수여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은 "더 잘하라는 뜻으로 상을 주었다면 이해하겠지만, 지난 4년 동안 비리의혹에 휘말려 민의의 전당을 욕 먹인 장본인에게 일 잘했다고 최우수 표창을 내린 건 이천지역 망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주민 박모(54)씨는 "제대로 된 평가를 거치지 않고 상을 주었다면 이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천여주경실련 관계자는 "수상자가 비리 등 여러 문제가 있다는 점은 공감한다"며 "하지만 이번 수상자는 인성을 제외한 의회 출석, 조례안 발의 등의 수치로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백상·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