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율 높인 시사풍자
스웨그 넘치는 고퀄리티
올해도 어김없이 생중계
10년째 이슈 … 학교 전통
▲ 16일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앨범 사진촬영을 위해 각종 캐릭터로 모습으로 분장했다.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입학할 때부터 다른 학교 친구들이 졸업사진으로 무엇을 찍을지 많이 물어봅니다."

각종 시사풍자와 패러디 등으로 매년 화제를 모은 의정부고등학교가 올해도 어김없이 졸업사진 촬영에 나서며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16일 경기도교육청의 방송 프로그램인 '레알 스쿨'에서 졸업사진 촬영 현장을 생중계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 패러디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졸업사진 촬영을 준비 중인 3학년 교실에 들어서자, 영화와 게임 등에 나오는 온갖 캐릭터로 분장한 학생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모바일 게임인 클래시 오브 클랜 캐릭터로 분장한 학생은 "캐릭터가 들고 있는 망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망치 소품을 재연하기 위해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 캐릭터를 패러디한 한 학생은 "상반신 노출을 하고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근력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윤성빈 선수로 분장한 학생은 얼굴에는 영화 아이언맨을 그려놓고, 빨간색으로 옷을 맞춰 입어 싱크로율을 높였다.

이 학생은 질주하기 전 윤 선수의 포즈를 똑같이 따라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초 방영된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분장을 한 학생은 김하온이 첫 방송에 나와 '꿀벌'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특유의 복장과 머리스타일을 그대로 재연하고는 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학생은 "김하온 팬으로서 분장을 하게 됐다.

포즈는 스웨그 넘치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봉한 공포영화 '그것'에 나오는 피에로 캐릭터를 재연한 학생은 "며칠 전부터 의상을 구매하고, 수작업을 거쳐 준비했다"면서 컬러렌즈까지 착용해 높은 퀄리티를 선보였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을 펼친 골키퍼 조현우 선수로 분장한 학생은 노란색 상의와 함께 머리카락을 노랗게 물들이고는 철벽 수비 포즈를 취했다.

의정부고의 졸업사진 패러디는 당시 일부 학생들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 분장으로 졸업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 인터넷상에서 이슈가 되면서 학교 전통이 됐다.

지난 분장에서는 대통령과 정치인 분장을 통해 촌철살인 시사풍자를 보여주는 등으로 "웬만한 시사만평보다 낫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올해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청문회 당시 립밤을 바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패러디도 등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풍자사진에 대해 일부 보수단체들이 학교 측에 명예훼손으로 문제 제기를 하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학생들에게 미리 촬영 콘셉트를 제출받고, 학생회, 교직원들과 콘셉트회의를 거친 후 졸업앨범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처음 경기도교육청 방송을 통해 공개한 졸업앨범 촬영 현장은 도교육청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볼 수 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