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 에이티넘, 비공개 선정
나서엔진·바닥 온전해 개조·매각 가능
처리방법·비용등 산정뒤 최종결정
대형 화재로 운항 기능을 상실한 자동차운반선 '오토배너' 호를 예인·폐선하기 위한 절차가 궤도에 올랐다.

15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오토배너 호 선주 에이티넘에 따르면 에이티넘은 최근 오토배너 호를 예인하기 위한 샐비지(salvage) 업체 선정에 들어갔다.

비공개로 이뤄진 업체 선정은 에이티넘 측이 전 세계 유명 샐비지 업체에 이메일로 사업 참여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오토배너 호 예인 작업은 예인 과정에서 다른 나라 해역에서 선박이 침몰되면 외교적 문제도도 번질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이에 예인 능력을 최우선으로 놓고 샐비지 업체를 선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심 있는 샐비지 업체는 한국을 방문해 인천내항 1부두에 정박 중인 오토배너 호를 살펴보게 된다.

이후 폐선을 포함한 선박 처리 방법과 예인 작업의 최종 목적지를 정한 뒤 예인비용, 선박 폐선 시 고철 값 등을 산정해 에이티넘에 제시하면, 에이티넘이 최종 선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오토배너 호와 같은 대형 선박은 해체 작업을 거쳐 고철로 판매할 경우 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며 "샐비지 업체가 받을 수 있는 고철 값에서 예인비용 등을 제한 일정 금액을 제시하게 되면 우리 측에서 선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토배너 호가 엔진과 바닥 부분이 온전한 상태여서 샐비지 업체가 오토배너 호를 후진국으로 끌고 간 뒤 강물 운항용 바지선으로 개조해 매각하는 방식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했다.

에이티넘은 파나마 소재 페이퍼컴퍼니 회사다. 오토배너 호의 실소유주는 한국선박금융㈜ 사모펀드 투자자들이다. 투자자들은 선박 화재와 관련해 '선체 보상 보험금'을 수령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번에 샐비지 업체를 선정해 고철 값 일부를 받게 되면 그만큼을 보험금에서 제하고 나머지를 보험사로부터 받게 된다.

앞서 5월21일 중고차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던 5만2422t급 오토배너 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소방당국의 밤샘 진화 끝에 나흘 만에 완전 진화됐지만, 선박에 실린 차량 2438대 중 1460대가 불에 타 전소됐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