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 경관 심의 부결 처리...청라 학급 과밀해소에 비상
인천 최초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초·중 통합학교의 정상 개교에 차질이 생겼다. 경관심의 과정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학급 과밀해소를 기대했던 청라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경제청은 청라 경연초중 경관위원회 심의 결과 부결 처리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연초중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병존하는 도심형 통합학교다. 청라 6단지에 위치하며 202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총 41학급(초 28·중 13) 규모에 학생 914명 수용 예정이다. <조감도>

최근 학교건물 기본설계를 마친 인천시교육청은 평면계획에 대한 경관심의를 인천경제청에 의뢰했다. 인천경제청은 10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도면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초교와 중학교 교실건물 중앙에 있는 특별교실동 내 시설을 분산배치하라는 게 부결 이유다. 학교는 개교와 학생 수용 등의 일정이 있기에 경관심의에서 부결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바꿀 부분이 있다면 보통 수정이나 조건부 가결이 난다.

시교육청은 경제청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처음으로 도입되는 통합학교인 만큼 사전에 교장과 학부모, 지역주민, 건축가 등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거쳐 학생들의 편의를 합리적으로 고려해 설계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교육청은 초교와 중학교의 교실 건물자체를 철저히 분리해 학교급 특성에 맞는 독립성을 유지하는 한편 중앙부 건물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통합학교의 취지를 살리도록 공을 들였다.

경제청의 결정에 따라 교육청은 3개월 후에 재심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실시설계와 각종 인증, 발주, 착공을 거쳐 2020년 2월 준공으로 맞춰져 있는 경연초중 시계도 모두 3개월씩 지연될 전망이다. 예정된 시기에 개교도 어렵고 2020년 2학기 개교를 기대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교육청측은 경제청이 뚜렷한 부결의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어서 3개월 후 재심의 결과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송도 6·8공구 학교 사안 등으로 교육청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경제청이 감정적으로 처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녹지축, 스쿨버스 안전, 건물 디자인 등이 매끄럽지 않다는 심의위원 의견이 나와 부결했다"며 "학교라고 해서 무작정 의결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