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 지침 내렸지만 청사부터 동사무소까지 사용 만연
정부가 시행하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 지침'이 인천 내 공공기관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사부터 동사무소까지 일회용 종이컵 등이 만연하게 사용되고 있어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오후 2시 남동구 인천시청 본관 1층 실내 행사장. 행사가 진행되는 3시간 동안 주최 측 직원들은 물이 담긴 페트병과 종이컵을 방문객에게 지급했다. 행사장 내 쓰레기통에는 먹고 버린 페트병이 쌓여 있었다.

이뿐만 아니다. 오전에 내린 비 때문에 남동구청·중구청·옹진군청 입구에는 우산 비닐포장기가 설치돼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손에 하나씩 일회용 컵을 들고 있었고, 사무실에서도 페트병을 사용하는 모습이 보였다.

심지어 중구는 설치한 가글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에 종이컵을 갖다 놓았다. 인근 북성동주민센터 역시 민원실 정수기 옆과 직원 책상 위에 종이컵을 쌓아두고 있었다. 민원실에 다회용 컵을 비치한 기관은 없었다.

환경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다. 일회용 컵과 페트병을 사용하지 말고, 회의·행사 시 다회용품을 적극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일회용 우산 비닐 커버 대신 우산 빗물 제거기를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10일이 지난 이날까지 지자체 현장에서는 일회용품들이 버젓이 사용돼 지침이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정부의 지침 때문이 아니라 공무원과 시민들이 필요성을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시민들도 학교나 도서관 등에서 1~2시간 강의를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환경 분야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시군구와 공기업, 사업소, 산하기관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라는 공문을 보냈고, 점검도 하고 있다"며 "직원 교육과 홍보, 후속 점검을 지속해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