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다누리 창업센터' 교육생들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운영
화장품부터 K팝스타 사진까지 팔아
지역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호평'
▲ 'e-다누리 창업센터' 교육생들이 서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인천에 사는 결혼 이민 여성을 대상으로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돕기 위해 시작한 'e-다누리 창업센터' 사업이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3개월의 교육 기간을 거쳐 18명의 주부 '셀러(Seller)'가 탄생한 것이다.

이들은 다문화가정 구성원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인천의 우수한 제품을 모국이나 다른 나라로 직접 팔고 있다. 판매 상품은 화장품부터 시작해 의류·유아용품·K팝 스타 사진까지 셀러 취향에 따라 다양하다.

이런 판매 활동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다문화가정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 대부분이 그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던 주부이다. 낯선 땅에서 낯선 일에 뛰어든 만큼, 이들이 향후 인천을 대표하는 '파워 셀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초→심화→멘토링까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모르는 게 있어도 강사분이 바로바로 알려줘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특히 멘토링 시스템은 1대 1 맞춤 교육이라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e-다누리 창업센터에서 진행된 교육이 다른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비교되는 것은 기초부터 심화, 그리고 멘토링까지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교육생들은 지난 4~5월 약 한 달간 36시간의 기초 교육을 받았다. 기초 교육에선 이베이·아마존·타오바오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사용 방법, 그리고 상품 등록과 판매 금액 설정까지 전자상거래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이 이뤄졌다.

기초 교육 후엔 51명의 교육생 중 수업 참여도가 좋고 하고자 하는 열정이 넘치는 교육생 18명이 최종 합격자로 선발됐다. 이들은 5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 개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따로 배우는 심화 학습을 받았다.

▲만족감 느끼는 교육생들

이처럼 교육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자 수업에 참여한 교육생들은 하나같이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교육생들이 갖는 어려움을 1대 1로 해결해주는 멘토링은 가뭄의 단비처럼 족집게 교육이라는 평가다.

다누리 창업센터 교육생 강아부(50·중국)씨는 "어떤 상품을 팔지 고민할 때마다, 멘토링 강사분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접근하라고 조언해준다"며 "그 조언을 듣고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위주로 가볍게 접근하자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강씨의 말처럼 교육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을 팔아야 하나'였다. 그동안 물건을 산 적은 많아도, 직접 팔아 본 경험은 적기 때문이다.

비슷한 고민을 하던 우에다 아끼(42·일본)씨 역시 멘토링을 통해 현재 본인이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 봤다고 한다. 우에다씨는 "(멘토 조언에 따라) 다시 생각해보니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딸의 영향을 받아 어느새 K팝에 관심 두기 시작했다"며 "방탄소년단이 인기가 많은 만큼, 해외 팬들에게 사진과 포스터 등을 팔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대로 가장 좋아하고, 누구보다 많이 사는 물건에 접근하자 꼬인 실타래는 쉽게 풀렸다. 억지로 좋은 물건을 찾을 때보다 매출이 더 잘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서원탁 인천TP 창업보육팀 팀장은 "서로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얘기한다면 그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며 "교육을 성실히 받은 18명의 셀러 중 10명은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8명의 교육생도 본인이 어떤 상품을 팔지 고민하고 어려운 점을 전문가와 상의한다면, 금세 인천을 대표하는 셀러로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향화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CEO 인터뷰
"한국어·회계 열심히 공부 나만의 브랜드 만들고파"

"내가 태어난 곳도, 사는 곳도 아닌 나라에 물건을 팔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해요. 다누리 센터 교육이 없었다면 이런 기회가 있었을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던 김향화(37·중국)씨는 현재 아동 수영복과 액세서리·미아 방지 팔찌 등 유아용품을 사고 파는 'CEO(최고 경영자)'가 됐다.

"집에서 육아를 하다 보면 심심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남잖아요? 그래서 다누리 창업센터 교육을 신청해봤어요. 그땐 이렇게 재밌는 일인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김씨는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교육에 지원했지만, 하다보니 점점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실제로 김씨의 장사 수완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가 유아용품과 건강보조식품 등을 팔며 사업가로 동네에 이름을 날리자 주변 지인들로부터 물건을 대신 팔아달라는 부탁이 들어올 정도였다. 그는 처음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내 좋은 상품을 팔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할 수 있던 것이 다누리 창업센터에서 배운 교육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다누리 창업센터가 없었다면 집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아갔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김씨는 언젠가 개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에 한국어와 회계 공부 등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늘 무언가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배움은 항상 부족한 거잖아요?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제공하는 똑똑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