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지자체 평균 9개 이하
"취약층 공급 중심 변경 탓"
수원 등 제외 8곳 7개 미만
나머지 16곳은 1곳도 없어
작년 16명·지난달 첫 숨져
시민들, 공원 등 설치 요구
해마다 도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 감염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도심공원 등에 설치된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해충 분사기)'가 턱없이 부족하면서 도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SFTS 감염자는 2014년 8명, 2015년 7명에 이어 2016년 28명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지난해에는 56명이 발생해 16명이 사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첫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 5년간 도내 SFTS 발생 통계를 보면 월별로 9~10월이 전체 신고의 50% 이상, 7~8월이 21%, 5~6월 14% 가량을 차지했다.

10일 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도심 공원이나 하천 등지에서 발생하는 유해 해충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해충 분사기는 고양 30개, 수원 19개, 성남 17개, 남양주 15개, 광주 13개, 평택·파주 각 9개 등 도내 15개 시·군에 130여개가 설치된 게 전부다.

해충 분사기를 얼굴과 목을 제외한 피부나 겉옷에 10초 정도 뿌리면 3∼4시간 동안 모기나 진드기 등의 유해 해충 접근을 감소시켜 지카바이러스, 쯔쯔가무시 등 감염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수원 등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등산로와 시민공원 등 도심 녹지 규모 대비 분사기 보급이 전무하거나 도내 평균인 9개를 밑도는 수준이다.

분사기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도내 지자체 중 수원과 성남, 광주, 평택, 남양주, 파주, 고양을 제외한 용인(1개), 안성(5개), 안양(2개), 과천(3개), 동두천(7개), 부천(2개), 김포(5개), 시흥(1개) 등 8곳 지자체는 7개 미만이다. 나머지 16곳 지자체는 관내 분사기 설치가 전무하다.

이러한 이유로 분사기 설치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의정부 사는 서모(26·여)씨는 "진드기나 모기에 물려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는데, 아이들과 자주 뛰어노는 인근 공원에 해충기피제 분사기 같은 장치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동두천 사는 홍모(55)씨도 "동두천시는 토지 면적 대비 녹지 공간이 많은 도시임에도 시민이 매일 같이 이용하는 도심 공원이나 산책길에 설치된 해충기피제 분사기는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 2015년부터 지역내 해충기피제 분사기 1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량이 적어 더 이상 설치를 하고 있지 않다"며 "분사기를 대신해 취약 계층이나 밭일을 하는 분들을 직접 찾아가 일회용 해충 기피제를 무상 보급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침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민 기자 wallac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