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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질환(역류성 식도염)이 성별에 따라 발생하는 방식이나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식도 손상은 남성에게서, 가슴 쓰림이나 흉통, 목 이물감 등의 증상은 여성에게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경상대병원 김진주 교수 연구팀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75명의 위내시경 데이터 등을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에 있어야 할 위액과 위산이 역류해 식도를 손상시키거나 가슴쓰림 등 각종 불평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도 점막이 헐어 있는 역류성 식도염, 식도 손상은 나타나지 않는 비미란성 역류질환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비미란성 역류질환 환자가 80%로 대부분이다. 비미란성 역류질환은 주로 여성에게서 나타나며, 역류성 식도염은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3배 규모로 많은 편이다.

연구팀은 위식도역류질환의 성별 차이를 파악하고자 역류성 식도염 환자 45명, 비미란성 역류질환 환자 14명, 건강한 자원자 16명의 내시경 데이터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건강한 남성에 비해 세포와 세포 사이의 틈을 막아주는 밀착연접 관련 단백질 발현 수치가 낮았다.

반면 여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경우에는 이 단백질 발현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남녀에게 나타나는 이 단백질 발현의 차이가 식도 손상 여부에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앞선 연구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이 단백질의 발현을 높여 식도를 방어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여성의 식도 손상이 더 적다고 보고된 바 있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 중에서는 가슴쓰림, 위산역류, 흉통 모두 여성에게서 많았다. 특히 목에 이물감이 느껴진다는 비율은 남성은 28.6%에 불과했으나 여성은 100%에 달했다. 이에 더해 여성 환자는 수면 장애, 식이 문제 등을 동반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남녀의 역류성 식도염 발생 기전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여성 환자의 경우 남성과 달리 위식도역류질환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어 의료진은 이러한 성별 차이를 치료방침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 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 7월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