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생활권 침해" … 해수청 "운항횟수·시간대 같아"
인천과 덕적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선사들 간 합의만으로 변경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체될 여객선이 기존 배보다 속력이 떨어지면서 운항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옹진군과 대부해운에 따르면 대부해운은 다음달 14일 인천과 덕적항로 여객선으로 싱가포르 국적의 쾌속선을 새로 도입해 운항한다. 현재는 케이에스해운의 코리아나호가 이 항로를 다니고 있다.

여객선이 변경된 이유는 1년 전 고려고속·케이에스해운·대부해운 등 3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작성한 합의서에 따른 결과다. 작년 8월30일 3사와 인천해수청은 대부해운이 1년 내 쾌속선을 투입할 경우 코리아나호 운항을 중단하고, 쾌속선 운항권을 대부해운에 넘기겠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문제는 합의에 따라 운행할 예정인 도입선이 기존 배보다 정원이 적고, 속력이 낮다는 점이다. 도입선은 최대 속력 27노트(시속 50㎞)에 정원 200명이다. 최대 속력 30노트(시속 56㎞)에 정원 288명인 기존 배보다 수송 능력과 속력이 모두 떨어진다.

지난달 21일 열린 주민설명회를 통해 쾌속선 변경 사실을 처음 접한 주민들은 반발했다. 배가 바뀔 경우 운항 소요 시간이 기존 1시간10분에서 20분 더 늘어난다. 주민들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30분 이상 지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일 배로 오갈 경우 기존 육지에서 머무를 시간이 3시간20분에서 20분 이상 줄어들게 돼 일일 생활권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난달 25일 이장협의회·발전위원회 등이 모인 해상교통대책위원회는 일일생활권 침해 우려와 주민 의견 고려 없는 선사들 간 합의였다는 점을 이유로 쾌속선 변경 재검토를 요구하는 항의서를 인천해수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대책위 공동대표 강일규(71) 이장협의회장은 "오전 10시 덕적발 첫배로 나갔다가 오후 2시30분인 인천발 막배를 타려면 시간이 빠듯해 택시를 타고 다닌다"며 "요즘 주말엔 표가 매진되는데 정원이 더 줄면 휴가철에 감당을 못 한다"고 우려했다.

인천해수청은 "대부해운에 개선책을 마련해 주민 동의를 얻으라고 전했다"며 "운항횟수·시간대는 같고 운항사와 선박만 바뀌기에 불편이 생길 부분이 아니란 판단에 주민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