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투자 부진하자 인천시장 인수위에 유치안 제시
▲ 골든하버 개발사업 조감도.
인천항 최대 역점 사업인 '골든하버 프로젝트'의 흥행을 위해 인천항만공사(IPA)가 '카지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재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골든하버 부지에 카지노를 유치해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IPA는 최근 박남춘 인천시장 인수위원회에 '골든하버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인천시와 공동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1일 밝혔다.

IPA 관계자는 "시가 카지노 유치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향을 묻는 차원에서 인수위에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골든하버에 카지노가 들어오면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골든하버 프로젝트는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들어서는 신국제여객터미널 일대 42만여㎡ 터를 복합관광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크루즈나 카페리를 타고 인천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쇼핑·레저·휴양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투자자 모집 단계에서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다.

사업의 주 타깃인 중국 투자자들이 골든하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국내 반응도 시들하다.

IPA가 올 상반기 골든하버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국제경쟁입찰 공고를 내려고 했다가 무기한 보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IPA는 2016년 10월과 지난해 10월에도 중국의 사드 보복과 북핵 리스크 등 불안 요소를 이유로 들며 입찰을 보류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최근 IPA 내부에선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카지노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카지노 유치 전략이 제시됐다.

신국제여객부두에 접안하는 크루즈선·국제카페리 여객 등 카지노 수요가 충분하다고 예상하며, 카지노 효과로 후속 투자의 물꼬가 틀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IPA의 카지노 유치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5년 중국 밍티엔 그룹이 골든하버에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짓는 사업을 추진했다가 내부 사정으로 사업을 철회한 바 있다.

결국 IPA가 카지노 유치 카드를 다시 꺼낸 것은 그만큼 골든하버 프로젝트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