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 놀이기구 사고 잇따라
시민 "안전성 검사 못 믿겠다"
전문가 "각 시설별 규정 필요"
▲ 인천 월미도의 한 놀이공원에서 수직강하 놀이기구가 7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1일 사고가 난 놀이공원에서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월미도 내 놀이기구 사고가 1주일 새 잇달아 일어나면서 안전성 검사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간 1회 받는 정기 검사 횟수를 더 늘리고, 일일 검사 주체도 기존 시설 측 관계자가 아닌 전문 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오고 있다.

1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5시10분쯤 인천시 중구 북성동 월미도의 한 소규모 놀이공원 놀이기구 '썬드롭'이 제동 장치 고장으로 7m 높이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타고 있던 20대 남녀 5명이 경상을 입었다. 썬드롭은 42m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급하강하는 놀이기구다.

앞서 같은 달 23일에도 놀이기구 사고가 발생했다. 월미도의 또 다른 놀이시설인 '회전그네' 중심축이 기울어지면서 그네에 타고 있던 8명의 발이 땅에 닿았다. 다행히 외상은 없었지만 일주일 사이에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더구나 썬드롭 추락 사고는 정기점검을 받은 지 1일 만에 발생하면서 안전 점검이 미흡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놀이기구는 시설 측 안전 담당자가 매일 일일점검을 진행하고, 매년 1회 점검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의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두 사고 모두 일일점검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고, 특히 썬드롭 추락 사고는 정기점검을 받은 지 1일 만에 발생했다. 썬드롭은 지난달 28일 KTC로부터 정기점검을 받았고, 당시 아무런 지적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검사 항목 등 안전 점검 규정을 세분화하고, 지자체의 관리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병갑 인하공업전문대학 기계과 교수는 "놀이기구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시설에 맞게 점검 항목을 세분화하고, 점검 횟수를 조정하는 등 세밀한 규정이 필요하다"며 "무엇을 근거로, 어느 기관에서 판단·심의할 건지 등 점검 매뉴얼도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회전그네와 썬드롭 추락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