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한복판 쓰레기 투기로 몸살 … "봄부터 쌓여"
▲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21 일대에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쌓여있다. 버려진 쓰레기에는 음식물과 각종 생활쓰레기가 섞여 있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방치되고 있다. 이미 쌓인 지 수개월이 지난 쓰레기에선 각종 벌레가 들끓고 있었다. 양심 없는 쓰레기 투기로 어느 곳보다 깨끗해야 할 국제도시가 몸살을 앓는 모양새다.

28일 오전 11시 연수구 송도동 21의 28 일대. 대로변 상가 뒤편에 위치한 삼거리 한편에 쓰레기 더미가 자리하고 있었다. 얼핏 봐도 1t 트럭으로 2~3대 분량을 넘어 보이는 쓰레기는 무릎에서 허벅지 높이까지 아슬아슬하게 쌓였다.

쓰레기 종류는 다양했다. 각종 생활폐기물과 함께 나무상자, 에어컨 가스탱크, 비료포대, 골프가방, 실리콘 용기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쓰레기도 어지럽게 놓였다. 포도와 채소를 담았던 나무상자, 각종 고지서 뭉치, 주소가 적힌 택배박스까지 버려졌다. 음식물쓰레기에선 파리가 들끓었고, 역한 냄새도 풍겨왔다.

지역 주민들은 쓰레기가 쌓인 지 한참 지났다고 말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60대 여성은 "올해 봄부터 쌓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누가 버리는 지 알 수 없지만 정말 양심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아파트 주민들이 버렸을 리 없다고 단언했다. 한 주민은 "아파트는 분리수거가 잘 되고 있는데다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정해져 있다. 아파트 주민이 버렸을 리가 없다"며 "쓰레기 종류를 보면 어디서 버렸는지 대략 짐작은 간다. 주변 상가와 공사장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어민생활 대책단지'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방치된 지역이다.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발이 늦어지다 보니 쓰레기 무단 투기와 방치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연수구도 문제를 확인하고 29일 부지 소유주에게 쓰레기를 치우도록 '청결유지 조치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명령을 받은 부지 소유주는 한 달 안에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구 관계자는 "사유지라 구가 직접 치울 수가 없다, 청결명령을 내리겠다"며 "문제가 반복되면 쓰레기 불법투기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해 과태료 처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