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대출 규제·금리 인상에 '하향 안정화'
수급 불균형 완화도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올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시장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2~3년 분양시장 호황기에 공급됐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급 불균형이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점을 기준으로 1분기와 2분기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며 상승했다.

2017년에 발표된 8·2대책에도 수도권 아파트시장은 재건축 아파트와 직주접근이 가능한 지역의 새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가 계속됐다.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전 다주택자들의 매물 처분과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찾는 매수세가 만나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2분기에 접어들며 매도자,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며 소강상태로 전환됐다.

실제 올 상반기(2017년 12월29일 대비 2018년 6월22일 기준) 경기지역 신도시 아파트값은 5.79% 상승했다. 장래 가격상승 기대감이 높은 판교, 광교, 위례, 분당 등 서울과 인접한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

경기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도 각각 2.55%, 0.08% 올랐다.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전세시장도 그동안 오른 전셋값에 임차인들의 피로감이 쌓인데다 신규아파트 공급, 재개발·재건축 이주시기 분산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수도권 전셋값은 새 아파트 공급 증가와 전세 수요의 매매전환 등의 영향으로 전세수요가 줄면서 3월부터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0.49%)이 소폭 상승했고 경기(-0.93%)·인천(-0.84%)은 하락했다.

서울은 그동안 전셋값 상승의 원인이었던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가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으로 줄면서 전셋값이 4월부터 하락 전환됐다. 저가 전세매물이 많고 직주접근이 좋은 서대문구와 종로구의 전셋값이 올랐고 9000여가구가 넘는 헬리오시티의 영향으로 송파와 강동이 약세를 보였다.

경기는 동탄2신도시, 용인, 평택 등 경기 남부권에 신규 아파트가 대거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셋값 하락폭이 컸다.

인천도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로 전세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부동산시장 규제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면서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전방위적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개편안이 투자심리를 위축 시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2.00%로 상향했고, 하반기 두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한국 기준금리는 1.50%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상향조정됐다.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올려 가계 부채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5%를 상회하는 경우 향후 부동산시장이 받는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만 전국에서 20만가구 이상이 공급된다. 전국 기준 22만6517가구가 입주예정인 가운데 절반 이상인 11만8395가구가 수도권에 공급된다"면서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인 서울의 경우 수급불균형의 정도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남부권과 이미 공급 초과로 매매시장이 위축된 지방은 공급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