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협동조합·관리자 양성
의료·건강·요양·생활 지원
재가돌봄 복합적 요구 해결
'고령친화' 3년간 공동 연구
'경로 사각지대' 길잡이 역할
▲ 시흥시 과림동 지역 건강플랫폼인 과림동행복건강센터는 지역의 어른신들의 신체활동 증진과 인지저하 예방을 위한 실버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 이명희 방문 간호사가 지역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방문건강지도 매뉴얼에 따라 어르신들에게 결핵 등 건강관리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김미란 방문 간호사가 경로당 어른신들을 대상으로 결핵예방과 만성질환 관리법, 낙상예방과 치매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25년이 걸렸고,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2017년 '고령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고령화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공약사항으로 내세우며 지방정부에 치매안심센터를 설립하고, 재가·지역사회 중심의 사회서비스 제공을 위한 커뮤니티케어를 추진하기 위해 추진단을 신설했다.

시흥시는 노인 인구비율이 8.2%로 비교적 젊은 도시이지만, 고령화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중앙의 일률적인 사회서비스 제공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이 중심이 되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돌봄'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역 곳곳에 흩어져있는 돌봄 자원…컨트롤타워 절실

시흥시는 2015년 보건소, 사회복지 및 도시계획 분야 공무원, 경기도 노인전문시흥병원과 함께 일본 미츠기쵸 의료복지복합체를 방문했다.

2016년부터는 시흥시보건소와 지역 복지관·요양시설·노인단체·의료기관이 함께 고령화 문제에 대해 학습모임을 진행했다.

고령화 문제에 대한 국내 최고 권위자들을 초빙해 고령화 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과 시흥시가 대비해야 할 사안 등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수차례 학습모임을 한 결과, 노인들은 시설입소보다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여생을 보내길 원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중심의 고령자 보살핌이 절실하다.

시흥시보건소가 지역사회 고령자를 위한 돌봄 자원을 파악한 결과, 일부 돌봄서비스가 산재해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기관 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수요자 신청 위주로 서비스가 이루어지면서 대상자 발굴의 한계가 있었다.

또한, 특정 대상자가 서비스를 중복으로 받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더욱이 고령자 돌봄 책임이 자녀나 다른 가족의 몫이 되는 현대 사회에서 지지기반이 없는 독거노인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흥시는 기존 서비스 체감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사회에 흩어진 보건의료복지 자원을 관리하고, 대상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전달 및 조정할 수 있는 '보건의료복지 컨트롤타워' 즉,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 사회서비스 망과 연결되는 돌봄시스템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은 고령자가 정든 지역에서 자신다운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의료·요양·예방·주거·생활지원이 일체적으로 제공되는 체제로 일본에서는 널리 적용하고 있다.

시흥시는 지역중심의 돌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본개념이자 모델로 포괄케어시스템에 주목하고 시흥시만의 포괄케어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시흥시가 구상하는 포괄커에시스템은 정부의 사회 서비스망과 지역의 돌봄 자원이 대상자에게 온전히 전달되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노인이 주민센터, 병원, 보건소, 복지 등 지역기관에 등록하면 전문관리자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설계해 각종 서비스를 빠뜨리지 않고 받을 수 있도록 안내 및 연계한다.

독거노인 등 취약대상자에는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 보건, 의료, 복지 기관이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지역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돌봄시스템

시흥시 포괄케어시스템은 그 첫걸음으로 지난 4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개발사업인 '공공형 건강관리 서비스' 우수과제에 선정됐다.

서울대학교 박연환 교수팀과 함께 '지역공동체 중심 통합형 독거노인 건강관리 및 일상생활지원서비스 모델 개발'을 주제로 공동연구하며 3년간 11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 연구는 급증하고 있는 재가 독거노인의 복합적 요구를 노인이 사는 지역사회 내에서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의 건강관리서비스 수요와 현황을 조사하고 독거노인 건강관리 및 일상생활 지원(가사·송영·쇼핑보조·병원동행·간단한 집수리 등)서비스 제공을 위한 매뉴얼을 개발한다.

또 자립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인지기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일상생활서비스 제공을 위해 건강한 노인으로 구성된 노노협동조합 및 케어관리자를 양성하고자 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단편적으로 제공되던 노인 보건의료복지서비스에 건강관리서비스와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가 더해져 보건복지통합 노인건강관리서비스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이 돌본다

우리는 누구나 나이가 들고 나이가 들면 홀로서기 어렵다. 가족이나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시흥시는 지역 중심 포괄케어시스템을 구축해 돌봄대상자 본인이 익숙한 거주지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삶의 질을 누리게 하고 시설과 병원으로 가는 길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실질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오랜 시간 준비하며 달려온 노력이 반드시 열매를 맺길 바란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

/사진제공=시흥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