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내달 중순쯤 준공
인천 남구가 향토문화유산 제4호로 지정한 원도사터(猿島祠址)에 상징 조형물을 세운다. 조선시대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국가제사를 지내던 곳인 만큼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21일 남구에 따르면 최근 원도사터에 설치할 조형물 제작을 위해 외부업체를 선정했다. 선정 업체는 본격적인 디자인과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준공 시기는 다음 달 중순이다.

원도는 과거 '낙섬'으로 불렸다. 매립으로 흔적이 사라졌지만 지리상 육지와 서해안 섬들을 하나로 연결했다. 원도사제는 조선초기부터 이곳에서 섬의 신주를 모아 지방관이 지낸 제사다. 원도사터는 제단의 터를 의미한다.

원도사터 조형물 제작은 지난해 향토문화유산 지정 이후 추진됐다. 기존에 학산문화원이 터로 추정되는 용현동 낙섬사거리 육교 인근에 표지판을 설치했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주민들은 원도사터를 제대로 나타낼 수 있는 상징물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남구는 현재 표지판이 설치된 반대편(용현동 627의 74) 녹지공간에 조형물을 세울 계획이다. 기존 표지판은 철거하기로 했다. 새 조형물에는 원도사터에 대한 설명과 원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인천부관내도(1930년), 위성사진(1947년)이 담긴다. 최종적으로 들어갈 문구에 대한 역사전문가 자문도 마친 상태다.

원도사터에서는 매년 원도사제를 재현하는 행사와 낙섬축제도 열리고 있다. 남구와 용현5동 주민 등이 주최한다. 올해 행사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남구 관계자는 "남구에 조선시대 국가제사를 지내던 터가 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학술적으로 매우 의미 있다"며 "조형물 설치를 계기로 구민들이 원도사터의 역사를 깊이 있게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