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 세미나
북한, 대중 의존도 높아져 '환적 물동량' 기대
▲ 21일 인천 중구 인천항만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남북 경제 협력 세미나에서 김태승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원장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과제와 인천항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항을 중심으로 남북한과 중국 간 '트라이앵글 물류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남북 서해권 항만이 하나로 뭉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태원 성결대 물류학과 교수는 21일 인천 중구 인천항만공사(IPA) 대강당에서 열린 남북 경제 협력 관련 세미나에서 '남북 물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인천항의 전략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남북 교역이 활성화됐을 때 수혜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항만은 인천항"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16년간 북한의 대중 교역 규모는 12배 증가했고 중국 의존도는 3배 이상 확대됐다.
북한의 대중 수출품 가운데 원자재는 5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소비재는 2000년 14.3%에서 2015년 39.2%로 크게 증가했다.

정 교수는 "북한이 중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재가공한 뒤 소비재와 같은 완성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임가공 무역이 확대된 게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무역 방식에 한국이 껴서 인천항을 중심으로 환적 물동량을 창출하는 남북한·중국 3국 간 물류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며 "트라이앵글 물류 네트워크는 새로운 수출 품목을 창출해 미국과 유럽 항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인천항과 남포항·해주항 간 직항로가 개설돼야 하며,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연계한 대북 물류 네트워크 구축도 고민해야 한다"며 "인천신항 배후 물류단지에 남북 공동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태승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원장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과제와 인천항의 역할' 주제 발표에서 "남북 수도권 경제 협력 벨트를 살펴보면 북한 내 새로운 산업 거점이 생기고 물동량이 창출될 것이며, 결국 인천항을 중심으로 환황해 벨트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원장은 또 "장기적으로 남포~해주~인천~평택을 연결한 남북 서해권 통합항만공사를 설립해 다롄과 톈진 등 중국 주요 항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 관계 발전 시 환황해권 경제 여건 변화 전망과 인천항의 전략' 주제 발표에서 "인천항과 인천공항, 경인고속도로, 철도 간 교통 연계성 강화로 대북 교역 품목을 다변화해 물동량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종합 토론에서는 신한용 개성공단 기업협회 회장과 심형보 ㈜한국항만기술단 부회장, 유도정 유진기업㈜ 모래사업소 이사가 참석해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대북 교역 시 인천항을 통해 대규모 화물 운송을 하기 위해선 최대한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해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심 부회장은 "북한 서해항만의 전 물동량이 인천항에 집하 또는 환적하는 시스템이 구성돼야 한다"며 "인천항이 대북 전용 환적항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북한 항만 개발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