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북에서 탱크를 몰고 38선을 넘어 남한을 침략한 지도 벌써 68년이 되었다. 아마 전쟁에 참여했던 '6·25 참전용사'들은 아직도 참혹한 아비규환의 전장이 기억에 생생하겠지만, 오늘의 젊은이들은 흥미 없는 먼 얘기로 치부하기도 해 안타깝다. 젊은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가 있었기에 우리의 삶이 가능했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수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100년 전 일본에 나라를 잃었고 6·25전쟁으로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다. 하지만 참전용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피와 땀을 흘리면서 오늘의 조국을 지켜주었다. 이 분들은 나라걱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배고픔을 달래며 살아왔다.
아직도 조국이 없어 세계를 떠도는 소수민족들을 생각하면 과거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하고 수난을 받은 일을 기억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친 국가유공자들에게 명복을 빌어주고 살아서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감사를 표해야 한다. 이 분들의 위상이 바로 서지 않고서는 올바른 가치관도 사회정의도 바로 설 수 없다.

옛 일을 알아야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역사를 잘못 이해하거나 거짓을 진실로 알면 국가의 발전도 비전도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많은 갈등과 대립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회적 갈등이 빈발하는 것은 사상적으로 서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보도를 보면 6·25를 잘 모르는 어린이들은 남침과 북침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6·25전쟁으로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전쟁터에서 전사한 우리나라 군인과 유엔군, 그리고 민간인 등(사망·실종·부상자)의 인명피해는 397만여 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렇게 비참한 전쟁의 현실을 지금 젊은이들은 얼마나 알고 있으며, 과연 전쟁의 아픔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풍요는 6·25를 겪은 세대들이 고통을 참고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흘렸기에 가능했음을 알아야 한다. 사실 이 분들은 빈궁한 시절에 경제성장을 위한 주역으로 많은 희생을 감내해 왔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많은 분이 전사해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고, 부상으로 상이군경이 되어 고통의 세월을 사는 분, 전쟁으로 남편을 잃어 한평생을 홀로 살아가는 미망인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감사와 존경을 표하자. 그러지 않는다면 누가 감히 또 다른 희생에 도전하겠는가?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한 달이면 1000여명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앞으로 10년 후면 많은 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운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자.

6월을 맞아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추모하고 살아 계신 분들을 찾아 위로해 드리자. 전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 된다. 호국보훈의 달에 겉치레 행사만 요란하게 하지 말고, 이 분들의 위상을 바로 세워주고 존경하고 예우해 드리는 일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