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유수지 낚싯줄에 걸려 치료했으나 하늘나라
멸종위기종 보호시민 '애석'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구조된 40여일된 멸종위기종 저어새 새끼가 치료를 받던 중 죽었다.

20일 저어새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2시35분쯤 남동유수지 인공섬에서 어린 저어새 새끼 1마리가 나뭇가지로 추정되는 물체에 묶여 이동하지 못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남동유수지에서 번식하는 저어새를 모니터링하던 저어새네트워크 남선정 교사 등이 저어새가 공중에서 빙빙 돌면서 날아오르지 못하는 상황을 발견하고, 구조에 나섰다.

장화 등 장비를 착용한 후 인공섬에 가까이 다가서 확인을 한 결과, 저어새는 나뭇가지가 아닌 낚싯줄에 걸렸다. 저어새는 낚싯줄에 칭칭 엉켜 있었다.
낚시 바늘은 저어새의 부리를 갈랐다. 저어새는 다리에 힘이 빠진 채 제대로 서지 못했고, 다리 피부는 벗겨진 상태였다.

저어새는 구조 후 인천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죽었다.

2년 전 남동유수지에서 보툴리즘에 중독돼 저어새가 수백 마리 폐사된 적이 있었다. 보툴리누스균은 주로 산소가 없는 뻘 속에 산다.
당시 연일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해 물속 산소량이 줄어들면서 보툴리누스균이 확산됐다.

조류 수백 마리가 폐사된 적이 있던 상황에서 또다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낚싯줄에 걸려 죽으면서 저어새를 보호하는 시민들은 안타까워했다.

남선정 교사는 "어린 저어새가 푸드득거릴 때마다 주변 저어새는 계속 경계를 하면서 다가오지 못했다"며 "구조센터에서 저어새에 항생제와 소염제를 투여하면서 치료를 하는 데 갑자기 뻣뻣해지면서 죽어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