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홍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6·13 지방선거 결과 인천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하며 박남춘 후보가 시장 당선자로 확정되었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선거 공약을 살펴보면 서해평화협력시대 국제평화도시로서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 되는 인천, '인천 재창조 프로젝트'로 원 도심-신도시의 균형 발전, 1조원 대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 및 권역별 미래 산업 육성, 시민의 피부에 와 닿는 사람중심 복지, 인천순환 교통망 확충과 인천~서울 10분 시대 개막 등 크게 5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인천~개성 해상 교통 등 서해안 시대와 평화시대를 맞이해 공약들이 잘 이행되기를 바라며 이러한 큰 축의 공약에 문화·예술 분야 활성화 방안이 더 강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통망 확충 등 인천의 산적한 현안이 많기는 하지만 두 번째 공약인 도심 재생 및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공연, 전시 공간, 문화 이벤트 등 더 다양하고 질 높은 문화·예술 공간이 인천에 필요하다. 인천 지역 내에 문화 공간이 부족하여 서울 등 인근 지역에서 소비하는 비율만 줄여도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인천' 하면 떠오르는 유명 관광지로 인터넷에 검색하면 차이나타운이 먼저 떠오른다. 차이나타운은 이미 인천의 대표적 문화 관광지로 정착되었다. 이제 인천에 더 다채로운 문화 관광 캐릭터 개발이 필요할 때이다. 최근의 문화 이벤트 예를 들면, 인천의 '국내 최대 대중음악 축제'가 군·구 연계 대중음악 축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축제 이벤트의 정착과 활성화, 전국적인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산업도시와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캐릭터를 개발해야 한다, 산업도시·공업도시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개발한 사례를 들면, 스페인의 빌바오를 많이 든다. 빌바오는 바스크 지방의 중심지로, 한 때 이름난 철광석 산지였다. 제철·제강·기계·유리·화학·조선 등의 공업이 발달하였다. 1980년대 들어오면서 철강 산업 및 조선업 불황으로 도시가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위기의 도시를 다시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 기업, 대학들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전략을 수립했다. 그 일환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겐하임미술관을 건설하기로 계획하면서 다시 경제가 부흥하기 시작하였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전시 및 공연 등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1997년 미술관 개관 이후 인구 40만이 채 안 되는 빌바오에 매년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수십억 달러의 관광수입을 얻게 되었다. 이처럼 건축물 조성 등 문화 예술이 그 도시를 중흥시키는 현상을 '빌바오 효과'라고 한다.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문화 공간을 활성화를 위해 이 용어를 자주 인용하곤 한다. 인천의 경우 송도와 청라 등 신도시에 고층빌딩 들이 들어서고 있으나 캐릭터 이미지가 약하고 홍보도 아직 미흡한 편이다.

인천의 구도심도 이러한 캐릭터 설계를 개발한 사례들도 있다. 예를 들면, 중구 신포동 부근에 있는 '아트 플랫폼'은 지금도 유명한 인천의 작가나 예술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근 조형물들도 창고를 개조하여 벽화와 같은 예술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인천시민, 나아가 서울 등 수도권 시민들에게 홍보가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 사례에도 통영의 동피랑,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은 지자체 지원 아래 마을에 벽화 그리기 사업을 꾸준히 지원하여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으며,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었다.
외국사례를 보면, 대만의 경우 가오슝의 산업유산으로 보얼예술특구의 근대 창고가 있다. 버려진 제당 창고를 예술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현재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며, 관광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의 아카렌카 창고의 경우에도 요코하마 항구의 상징적인 건물로 보세창고를 요코하마시에서 매입해 붉은 벽돌로 지어진 독특한 모양의 구조물로 쇼핑몰과 공연장, 레스토랑이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인천 문화·예술 분야 활성화 방안으로는 첫째,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강화가 역사 공간이라면 구도심은 요코하마나 가오슝처럼 창고나 산업 시설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개발하고, 송도국제도시 등은 개발 취지에 맞게 국제적인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문화·예술 개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둘째, 문화·예술 개발은 인천시나 기초자치단체에서 일방적 주도가 아닌 시민, 기업, 대학 등이 모두 함께 참여해 이뤄내는 공동체 개발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인천의 새로운 시장 당선을 계기로 인천에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어우러진 수준 높은 복합문화·예술 공간이 더욱 확충되고, 문화·예술 분야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