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역화폐가 뜬다-1다가 온 지역화폐 시대]
6.13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의 주요 공약으로 떠오른 지역화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지역화폐 사업을 경기도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하고, 기초단체장 당선인들도 지역화폐 정책을 핵심과제로 제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화폐는 일정한 지역사회 안에서 물품과 서비스, 노동 등 서로의 자원을 교환할 때 통용되는 대안 화폐로, 20여년 전에도 여러 지역에서 지역화폐 운동이 일어났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지방정부 등에서 교부금의 일정액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지금의 지역화폐(상품권) 개념이 정립되고 있다.
민선7기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이 당선인은 성남시장 재임 당시부터 지역화폐를 통한 골목경제 활성화 정책을 핵심 과제로 추진했다.

특히 성남시 청년 복지정책 가운데 하나인 '청년배당'사업은 화폐를 대신해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 사업은 3년 이상 성남시에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사회 참여 기회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2016년부터 성남시가 추진해온 역점 사업이다. 이 당선인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지역화폐 정책을 도정 주요 공약으로 제시, 경기도정에 전면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내 시·군 기초단체장 당선인들도 앞다퉈 지역화폐 활성화 정책을 핵심 과제로 내놓으면서 지역화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성남사랑상품권 활용의 중요성을 내비치면서 시의 지역경제 발전 공약으로 지역화폐 사용 확대를 제시했다. 은 당선인은 기존 성남시가 성과를 낸 지역화폐 사업과 더불어 올해 9월부터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배급하는 정책을 내놨다. 은 당선인 인수위 관계자는 "성남시가 모범 선례를 남긴 지역화폐 활성화 사업에 이어 기존에 전통시장과 청년배당에 한하던 범위를 아동수당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상품권의 모바일 기술을 더하는 등 거래 부처를 늘려 공유 경제 발전을 위한 방안들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 당선인은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을 목적으로 지역화폐의 일종인 '고양페이' 발행을 내걸었다.
'고양페이'는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블록체인을 적용한 가상화폐를 청년수당으로 지급, 지역 내 자영업체와 중소상공인, 공공·문화시설 등과 가맹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김종천 과천시장 당선인은 월 10만원씩 시에서 지급하던 효도수당을 지역화폐로 대체하면서 지역 경제와 노인 복지에 힘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밖에 장덕천 부천시장 당선인은 지역화폐를 발행해 아동수당 등을 지급할 예정이고, 최대호 안양시장 당선인은 지역화폐 '안양사랑상품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신동헌 광주시장 당선인과 이성호 양주시장 당선인은 지역화폐 시범도입과 발행을 준비 중이며, 우석제 안성시장 당선인은 기초연금 인상분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역상품권 형태의 지역화폐는 상품권의 일회성 소비와 재정 부담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지역소득의 역외유출을 감소시키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경기부양 정책과는 차별화된 측면을 가지고 있다"면서 "도지사 당선인과 지역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이 지역화폐 추진에 보폭을 맞추는 만큼 골목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수·박혜림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