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찬 인천시청 감독 지도 아래
실력 '급성장'…亞 선수권 '2연패'
北 최혜송·中 양웬루 등과 '일합'
울란바토르컵 통해 경기력 제고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복싱 -60㎏급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오연지 선수. /인천일보 DB
그가 가는 길이 곧 역사가 된다.

오연지(-60㎏·28·인천시청)는 대한민국 여자 복싱의 개척자다.

그는 우리나라 여자 복싱 최초로 ASBC(아시아복싱연맹)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를 제패(2015년)한 데 이어 지난해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우리나라 여자복싱의 간판으로 우뚝섰다.

아시아 최강임을 두 번이나 증명한 오연지가 이제 오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에 도전한다.

오연지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이 역시 우리 여자 복싱 사상 최초가 된다.

여자복싱은 2010년 광저우대회 때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당시 우리나라 여자 복싱은 성수연이 75㎏급에서 대진운에 따른 부전승으로 동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다.

이어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선 박진아가 -60㎏급에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당시 박진아는 결승에서 중국의 인준화에게 0대 2로 판정패했다. 그때부터 세계적 수준의 선수로 평가받던 인준화는 2015년 이후 약 2년 동안 오연지의 라이벌이 된다.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우승으로 존재감을 알린 인준화와 달리, 그때까지만 해도 국제 무대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오연지는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의 지휘 아래 급성장하면서 아시아 여자복싱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오연지와 인준화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로 팽팽했다.

오연지는 2015 ASBC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선 인준화를 꺾었지만, 2016년 2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막을 내린 제67회 스트란자국제복싱대회 결승전에선 패했다.

이후 2017 ASBC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선 인준화가 팀 내 사정으로 체급을 -57㎏급으로 낮춰 출전하면서 둘의 세번째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인준화는 -57㎏급으로 출전한다.

그렇다면 이번 2018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놓고 오연지와 다툴 선수들은 누굴까.

2017 ASBC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이자 올해 5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열린 '2018 콘스탄틴 코로트코프 메모리얼 국제복싱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북한의 최혜송, 지난해와 올해 수차례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떠오르는 카자흐스탄의 신흥 강호 볼로셴코, 중국의 양웬루 등이 꼽힌다.

양웬루는 과거 -64㎏급에서 활약하며 2016년 5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지만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한 체급을 낮춰 -60㎏급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2회전에서 오연지와 처음 만나 패한 경험이 있다.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은 "연지가 최근까지 열린 각종 국제대회에서 만난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꺾었다.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연지는 아시안게임 정상 도전에 앞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고자 19일부터 몽고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울란바토르컵에 출전한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