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제기된 이 당선자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수사를 맡게 된 분당경찰서가 수원지검성남지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이 당선자의 혐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직권남용죄, 특가법상 뇌물 또는 제3자 뇌물죄 등 여럿이다. 게다가 대부분 혐의가 가볍지 않아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바른미래당이 고발한 구체적 사안은 '여배우 스캔들 공방'과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 '기업을 상대로 한 160억 원대 광고비 유치' 등이다. 일련의 사안은 선거기간 내내 논란거리로 떠돌았을 뿐 실체적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공방은 시간이 흐를수록 치열하게 벌어졌지만, 정작 명백하게 드러난 건 거의 없다. 고발 사건을 접수한 검찰은 선거기간이라는 시기의 민감성을 고려했을 수도 있겠다.

결국 고발사건은 선거 이후 피고발인이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된 뒤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게 됐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분당경찰서는 즉각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람직한 자세다.
아울러 신속한 수사와 함께 원칙에 따른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 고발인이 원내정당이며 피고발인이 경기도지사 당선인이라는 점은 눈곱만치도 고려할 사안이 아니다. 누가 됐든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고, 죄에 대한 값을 치르도록 하는 게 수사당국에서 할 일이다.

피고발인인 이재명 당선인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물론 경기도지사 취임을 10여일을 남겨 둔 시점에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게 부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차제에 본인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을 일소하는 것 또한 도정을 미리 살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무엇보다 당사자가 선거기간 줄곧 주장한 것처럼 바른미래당의 고발 자체가 '흑색선전'에 불과하다면, 이를 입증해 보이는 것 역시 이 당선인의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