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 게시대 철거 민원 … 원도심 주거환경 개선 목소리
지방선거 이후에도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논란이 이어지자 주민들 사이에서 낙후된 지역 이미지를 벗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태옥 의원이 발언한 남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원도심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분위기다.
17일 남구에 따르면 최근 도화동 길가에 설치된 시민게시대를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녹슬고 낡았을 뿐 아니라 디자인이 깔끔하지 않아 동네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였다.

해당 게시대는 게시물 12개를 부착하는 형태로 간호학원이나 변호사 사무실 등에서 광고 목적으로 비용을 내고 쓴다.

원래 광고 업체가 설치와 관리를 맡았다가 남구가 담당하게 됐다. 지역 내 설치된 게시대는 총 227개다.
민원을 제기한 주민은 "이 게시대야 말로 이부망천 스러운 물건"이라며 "송도나 청라 등 신도시처럼 깔끔한 형태의 게시대를 설치하든지 아예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구 관계자는 "그동안 공사 때문에 게시대를 옮겨달라는 민원은 있었어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나름 남구에서 신도심인 용현동 아파트 단지와 문학동에도 게시대가 설치 돼 있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답했다.

낙인을 우려해 더 이상 이부망천을 언급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이 기회에 지역이 발전돼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는 "이부망천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인천에서도 낙후된 곳이 아직 많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유치하고 남구와 중구 등 원도심 주거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결혼을 하면서 인천에 살게 된 지 올해로 20년째라는 주부 김모(46)씨는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입장에서 지역 비하 발언은 안타깝지만 이를 계기로 지방선거에 당선된 후보자들이 원도심 발전에 관심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