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규 포천경찰서 순경
지난해와 올해 남쪽 지방인 포항과 경주에서 크고작은 지진에 관한 소식을 심심치 않게 뉴스와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다. 심지어 국가적 행사라 할 수 있는 만큼, 아주 중요한 '수능'이 지진으로 인해 연기된 적도 있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지진'이란 단어가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대한민국에서도 이렇게 큰 지진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심각한 적이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도 지진을 실제로 겪은 사람들만 지진에 대한 공포감과 체감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지진을 실제로 체감하지 않은 국민들 또한 언론을 통해 알게 되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는 이 지진이 우리나라 모든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하는 국가적 '재난'으로 될 수도 있다.

지진은 전문가들조차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로 발생할지 예측하기 거의 불가능하다. 일기예보처럼 앞날에 대한 대략적인 준비조차 어렵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실제로 지진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을 할 수 있다 해도 이에 대한 방비책은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챙겨가는 것처럼 자연 현상을 넘어 국가 재난으로 떠오를 수 있는 '지진 방안'이 매우 한정적이다. 기껏 방비한다는 것이 학창시절에 잠깐 배우는,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행동요령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국가적으로도 2016년 12월부터 모든 신축건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한 것은 뒤늦게나마 지진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발맞춰 모든 국민은 지진 발생 시, 정확하고 안전한 행동 강령에 대한 학습을 꼭 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지진에 대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아무도 모르게 수시로 다가오는 재해·재난에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어떠한 위기 상황이 닥치더라도 큰 위험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