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회 동시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정당득표율 2위
민주당과 득표율 격차도 10%p↑




6·13 지방선거 막판 인천 민심을 요동치게 했던 '이부망천' 발언 여파가 표심으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보수층이 두꺼운 중구·남구에서 자유한국당은 1995년 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정당 득표율 2위로 밀리는 쓴잔을 마셨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자유한국당은 정당에 투표하는 광역의원(시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중구 29.65%, 남구 30.1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부터 정당 투표로 결정되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래 이들 지역에서 처음으로 득표율 선두 자리를 뺏긴 것이다. 민주당과의 득표율 격차는 중구 19.11%p, 남구 14.43%p에 이른다.

중구와 남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7일 방송에 출연해 "서울에 살던 사람들이 이혼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에 가고, 더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에 간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이부망천'은 정당 득표율뿐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자유한국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중구·남구는 인천에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히지만, 이번 선거는 달랐다.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중구·남구에서 각각 37.35%, 39.44%의 득표율을 보였다.

전체 득표율(35.44%)보다는 다소 높았으나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기록한 54.89%, 53.67%에서 대폭 하락한 결과다.

자유한국당이 갖고 있던 중구청장, 지난 선거에서 접전을 벌였던 남구청장 선거에서도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부망천'이 중구·남구 유권자가 투표소에 발길을 끊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층이 선거에 등을 돌리면서 투표율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구와 남구의 투표율은 각각 54.4%, 51.9%를 기록했다. 전국 최하위였던 인천의 평균 투표율 55.3%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10개 군·구 투표율로 보면 중구는 7위, 남구는 최하위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