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인천의 투표율을 어떻게 봐야 하나. 아무리 '인구통계학'을 거론해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전체 유권자 중 인천에서 태어난 토박이 비율이 낮고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 비중이 높아도 그렇지, 각종 선거 때마다 전국 최저 투표율을 기록해 정말 씁쓰레하다. 6·13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은 17개 시·도 중 꼴찌의 투표율을 보였다. 그제 오후 6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인천의 투표율은 55.3%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낮았다.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이라는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의 '인천 비하 발언'으로 인해 투표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을 하기도 했다. 표로 심판하겠다는 여론이 일면서 투표율도 높아지지 않겠냐는 얘기였다. 하지만 지난 8∼9일 사전투표 때보다도 투표율 순위가 더 내려간 점으로 미루어 '이부망천' 사태가 오히려 투표율을 떨어뜨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 사전투표율은 17.58%로, 대구·부산·경기에 이어 4번째로 낮았지만 본투표까지 합산하자 꼴찌로 주저앉았다. 비하 발언에서 직접 언급된 중구와 남구의 경우 투표율은 인천 다른 지역보다 더 저조했다. '이부망천' 발언이 정치혐오를 불러일으켜 투표율을 더 떨어뜨린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까닭이다.
인천 투표율은 최근 10여 년간 지방선거, 총선, 대통령 선거 등 9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바닥권을 헤맸다.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44.3%, 2007년 17대 대선에서 60.3%, 2012년 19대 총선에서 51.4%의 투표율로 전국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른 선거에서도 인천 투표율은 17개 시·도 중 13위가 최고일 정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초석이다. 더구나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축제의 장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해 지역살림을 총괄하고 감시할 일꾼을 선택하는 자리다. 이런데도 거주 지역에 대한 연대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는 것은 그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다. 내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지가 아쉽기만 하다. "
차제에 당선인은 물론 온 시민들이 인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하고 싶다. 선관위도 인천 투표율이 저조한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아 다음 선거부터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