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선거 당일 영업을 중단하고 투표소 설치를 허락했어요."

6·13 지방선거 투표일을 맞아 인천지역 곳곳에 마련된 이색투표소가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공공시설이 부족한 구도심에 자동차 정비소와 식당 등 민간 사업장을 활용한 투표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안4동 제4투표소는 주안동의 한 해물찜 식당 1층 주차장에 설치됐다. 당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인근 빌딩 로비로 투표소를 계획했으나 소유주 사정으로 다른 공간을 찾게 됐다. 선관위 사연을 들은 식당 업주는 흔쾌히 주차장 사용을 허락했을 뿐 아니라 투표사무원들에게 수고한다며 물과 음료수를 제공했다.

투표소를 찾은 김모(75)씨는 "식당 주차장이 건물 1층에 위치해 있고 개방된 형태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경사가 없어 휠체어를 타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도 오가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자동차정비소도 투표소로 변신했다. 용현3동 제1투표소는 자동차 실내복원과 세차를 하는 정비소 안에 마련됐다.

이곳 업주 김대현(35)씨는 "지역에 어르신들이 많아 좋은 일 한다는 마음으로 5년 전부터 선거 때마다 가게를 투표소로 활용하고 있다"며 "자동차 정비는 예약제라 예약을 미루면 공간 확보가 가능해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투표를 하러 온 외국인 유권자들은 이색적인 모습에 신기하다는 듯 사진을 찍어갔다.

투표를 마친 대학생 이모(22)씨는 "평소 자동차정비소를 올 일이 없는데 선거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하고 간다"며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장소를 내 준 사장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유치원과 어린이집, 자동차대리점, 웨딩홀, 소극장 등 10여곳이 넘는 이색적인 장소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