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주도 사업 입소문
참여 신청 '유쾌한 과열'
3년여 만에 예산 '소진'
강사비 등 미지급 처지
수원시 "추경 확보 계획"
수원시의 '민·관 거버넌스 공원조성 사업'이 시행 3년여 만에 사업비가 소진될 정도로 주민들의 참여 신청이 쇄도해 시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11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15년 '시민이 주인인 공원가꾸기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공공에서 공원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공원 주인은 바로 시민'이라는 게 사업의 전제다.

'공원사랑시민참여단', '도시공원 행복나눔 공동체 텃밭정원' 등 2개 분야로 구분됐으며, 시민 누구나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가 가능하다. 사전에 관련 전문교육도 받는다.

시민들은 공원에서 낙엽을 수거하는 등의 정화활동, 공동으로 텃밭을 가꾸는 활동을 매주 1회 하는 중이다. 공동운영주체인 (재)수원그린트러스트 활동가들은 이를 돕는다.

이 과정은 시민들이 자연스레 지역공동체를 구성했고, 도심 속 친환경 생활에 대해서도 깨우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 나온다.

공동체텃밭에서 손수 키우고 수확한 파·생강·상추·고구마·옥수수 등을 불우이웃에 매년 전달한 활동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시민들이 국가에서 지원을 못 받는 독거노인 등에 전달한 농산물만 636㎏에 달한다.

공원에서 수거한 낙엽을 공원 내 텃밭의 지온 유지를 위한 멀칭(mulching)재료 또는 퇴비로 활용하는 등 친환경 농법도 몸에 익혔다.

멀칭재료로 흔히 사용되는 검은 비닐은 환경을 오염시키므로, 청소와 환경보호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업에 문제가 생겼다. 사업이 입소문을 타면서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이 늘었고, 사업비가 부족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시, 수원그린트러스트의 자료에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관련 활동에 참여한 시민이 2000여명(3개월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초기부터 매년 참여도가 상승한 결과다.

사업범위도 애초 1곳의 공원에서 시작했다가 현재 일월공원, 청소년문화공원, 마중공원, 서호꽃매공원 등 5곳으로 확대됐다.

반면 사업비는 2016년 7000만원에서 올해 3000만원으로 2배 이상 줄었다. 결국 일부 시민들이 쉽게 교육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를 비롯해 교육 등을 하는 강사와 활동가에게 비용을 지급 못할 처지에도 놓였다.

이득현 (재)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127만 인구에 참여가 열려있다는 점과 현 규모 등을 봤을 때 현실적으로 원활한 추진은 어렵다"며 "공적인 지원이 적고, 재단의 사비도 한계가 있어 봉사하는 분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도 앞서 민간보조금심의를 통해 사업비 증액을 추진했으나, 통과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는 오는 추경에 부족한 예산 약 1400만원 정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목적을 달성하려면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운영해야 하는데, 현재로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예산을 늘려 주민 시민주도의 공원 문화 조기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