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향씨, 노래봉사 중 작사가 눈에 띄어 데뷔지역축제에 '단골 출연' … 최근 2집 발매·활동 박차
"감악산을 휘감으며 임진강이 굽이치고 통일의 염원 실은 경의선이 떠날 문산역 통일로엔 행복이 피고 자유로엔 사랑이 피는 꿈도 있고 사랑도 있는 아름다운 내 고향 파주가 좋아 파주가 좋아 파주 파주가 좋아 파주가 좋아~~~♩♪♬"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순풍이 부는 남북관계에 중심에 파주가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면서 전국이 파주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파주를 노래하며 인기몰이에 나선 가수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파주가 좋아', '임진강역'의 서향(52·본명 채정원).

사실 서향씨의 고향은 파주가 아니다.

그의 고향은 전라북도 순창으로 파주와는 거리가 멀지만 사업을 하는 남편을 따라 파주에 정착한지 벌써 25년, 이제는 고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서향씨는 어릴 때부터 노래에 끼가 많았다고 한다.

꿈이 가수였던 서향씨는 어릴 적부터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곤 했지만 할머니가 "여자가 딴따라가 돼서 뭐하겠냐?"며 극구 반대하는 바람에 가수의 꿈을 접고 말았다.

하지만 타고난 끼를 어떡하겠는가.

결혼과 육아, 남편의 사업 뒷바라지를 하던 그에게 봉사활동은 인생의 변곡점이 됐다. 어릴 때 갖고 있던 끼를 바탕으로 요양원, 양로원 등을 돌아다니며 노래봉사를 하던 그를 유난히 지켜보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바로 '서귀포를 아시나요'의 정태권 작사가. 한눈에 서향씨가 노래꾼으로 재능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서향씨를 찾아 가수의 길을 권유했지만 중년의 나이를 넘어서 가수를 한다는게 부담을 느낀 서향씨는 거절했다고 한다.

이후 정 작사가의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은 서향씨는 영영 이루지 못할 것만 같았던 가수로서의 도전을 승낙했다.

그렇게 주부가 아닌 가수로서 오른 첫 무대는 2009년 파주개성 인삼축제였다.

그는 "첫 무대였지만 하나도 떨리지 않았습니다. 그저 평소처럼 마이크를 잡았고 박수를 쳐주는 관객의 호응에 오히려 흥이 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첫무대를 떠올렸다.

이후 장단콩축제, 임진강축제, 길거리 축제 등 파주 곳곳을 누비면서 이제 웬만한 파주의 축제에서 서향씨의 출연은 당연히 됐다.

"노래가 너무너무 하고 싶어 파주에 7080 라이브 콘서트를 직접 운영하며 한을 풀었지만 이제는 무대에서 한을 풀게 됐다"는 그는 앞으로 삶을 이야기하고 노래로 봉사하는 가수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대중문화창착연구단의 해피누리 봉사단원인 그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노래봉사를 다니고 있다.

매일은 어려워도 짬짬이 시간을 내 어르신을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만날 때마다 딸, 손녀처럼 잘해주시고 박수도 많이 쳐주시는 바람에 오히려 제가 더 흥이 날때가 많아요. 그 어르신들이 더 많이 건강해지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며 노래봉사에 대한 보람을 전했다.

최근에는 이별한 연인을 애틋함을 노래한 타이틀곡 '몰랐던게 좋았을까'로 2집을 발표하면서 케이블방송과 지역방송 등 활동영역을 좀 더 넓히고 있다.

서향이 예명인 그는 "유명한 작사가님께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향기를 전하라며 상서로운 서에 향기 향(瑞香)이란 이름을 지어주셨다"며 "아직은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2의 고향인 파주를 전국에 알리는 파주의 향기 전도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노래 가사와 베품을 낙으로 사는 그의 성품에 매료된 일부 극성팬(?)들은 팬클럽까지 결성해 그를 향한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낯설지만 제2의 고향 파주를 위해 노래하고 파주를 알리고자 오늘도 마이크를 잡으러 떠나는 서향씨에게서 파주의 상서로운 향기가 느껴진다.

/파주=김은섭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