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한 성남주무관, 드론·무인멀티콥터 조종 자격증 완비
"항공촬영 비행기보다 빠르고 연10억 절감 … 활용확대 노력"
"내가 자란 성남을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공무원이 됐습니다. 드론(drone·무인비행장치)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종자 자격증을 땄습니다."

김기한(36) 성남시 토지정보과 주무관은 29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원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 보는 사람) 기질이 있다. 무인멀티콥터 조종자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준비해 지난해 12월 최종합격한 뒤 행정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드론은 영화를 찍거나 공중에서 영상을 촬영해 활용하는 것으로 많이 알고 있다"면서 "연속 사진을 찍어 항공사진을 만들 수 있고, 3D(3차원) 입체 영상 모형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애초 공간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무인멀티콥터 조종자 자격증을 딴 뒤 드론으로 항공촬영하는 일이 더해졌다고 했다.

"그동안 비행기 항공촬영 자료를 업무에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촬영기간이 길고 비용도 많이 드는 등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이런 일을 드론으로 대체해 연간 10억여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성남시는 앞서 1월 1억여 원을 들여 헬리콥터형 드론 3대와 비행기형 드론 등 모두 4대를 구매했다. 이어 드론 운영 규정 발령하고 배상보험 가입 한 뒤 성남2단계 주택재개발사업구역과 율동 지적재조사 1·2지구 정사 영상 촬영을 했다.

또 시정홍보자료, 재난재해 대비, 미세먼지 저감 등 47개 업무에도 활용하고 있다.

비행기록은 무인 1210분, 무인멀티콥터 2350분이다.

그는 "성남2단계 구역의 모습을 담기 위해 드론촬영을 하고 있다. 8월쯤 이 지역 재개발 과정을 담은 앨범을 만들어 시청 홈페이지에 띄울 계획이다"며 "촬영 때 만난 주민들이 '우리 마을은 없어지지만 사진으로 남아 추억을 되새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인사를 건네 뿌듯한 자부심을 느겼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공항이 있고 산악지형이 많아 드론을 도입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했다.

"좁은 골목길, 전기줄이 거미줄처럼 쳐져 있는 곳 등을 드론으로 촬영할 때 매우 긴장됩니다. 추락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잖아요. 이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입이 돌아 간 적도 있어요. 앞으로 드론을 행정에 활용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제가 그것을 촉진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것이 성남의 행정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주무관은 드론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드론 교실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 9월 열리는 '2018 스마트국토엑스포'에 나가 드론을 전시하고 내년에는 '성남드론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하잖아요. 시민과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하겠습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