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팀 "동물 관점에서" 행복도 측정
이미지 20.png
▲ /연합뉴스

프랑스 과학자들이 "동물의 관점에서" 수족관에 갇혀 지내는 돌고래의 행복도를 측정하는 3개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9일 BBC 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 돌고래 수족관이 있는 해양 테마파크 '파르크 아스테릭스(Parc Asterix)'의 이사벨라 클레그 박사는 파리대학 동물행동연구소와 함께 돌고래들이 수족관 생활을 어떻게 느끼는지 분석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그 첫 작업으로 돌고래가 무엇을 가장 고대하는지에 관한 실험을 했다. 돌고래의 행동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파악하기 위한 실험으로 사육사가 다가가 함께 놀아줄 때와 수족관에 장난감을 넣어줄 때, 그리고 우리에 가둘 때 등 3가지 상황에 대한 반응을 자세히 관찰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실험대상이 된 모든 돌고래가 친한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가장 기다렸으며, 이를 통해 인간과 돌고래의 유대가 깊을수록 돌고래의 행복도도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돌고래들이 머리를 수면 위로 내밀고 사육사가 오던 방향을 바라보는 것으로 인간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 활동량을 늘리고 물가에 더 오래 머무르는 것도 이런 기대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응용동물행동과학(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게재했다.

해양 포유류의 사회적 행동을 전공한 맨체스터대학의 수전 슐츠 박사는 그러나 이번 연구가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가 야생에 있을 때보다 행복한지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는 못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수족관 돌고래가 인간과의 유대를 모색한다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발견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돌고래가 사람과 교감을 가진다고 해서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그런(수족관) 생활을 택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영국 자선단체 '고래·돌고래 보호'에 따르면 세계 약 50개국의 수족관에서 갇혀 지내는 고래목 동물이 3천 마리 이상이다. 공식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개체까지 합하면 5천 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클레그 박사는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둬 키우는 것의 시시비비를 떠나 이번 연구결과가 수족관에서 생활해야만 하는 수천마리 돌고래의 행복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돌고래가 수족관 생활에 행복해하더라도 그들의 존재를 통해 사람들이 돌고래 보호에 나서도록 하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돌고래를 우리의 즐거움만을 위해 붙잡아두는 것이라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