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서 내달 2일까지 IALA 콘퍼런스
안전정보 제공 'E-내비게이션'·설치 검증 '시뮬레이션 시스템'·기존 문제점 해결 '협대역 IoT' 알리기로
▲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19차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콘퍼런스에서 후안 프란시스코 IALA 의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등대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19차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콘퍼런스가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성공적 항해, 지속 가능한 지구-하나 된 세상에서 새 시대를 열어가는 항로표지'란 주제로 화려한 막이 올랐다. 6월2일까지 7일간 진행되는 이번 콘퍼런스엔 69개 회원국, 국내외 산학연 항로표지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항로표지 분야 신기술과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국가 간 협력의 장
후안 프란시스코 IALA 의장은 개회식에서 "IALA 콘퍼런스는 국가 간 협력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행사로 이번 총회가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항로표지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등대와 등부표 등 전통적 시설이 불빛을 비추는 기능에서 벗어나 각종 안전 정보를 수집해 전자적 방식으로 제공하는 해상 플랫폼을 구현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번 행사가 국제 해사 안전 강화와 항로표지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장관은 이날 마힌다 부다사 사마라싱헤 스리랑카 항만해운부 장관과 한-스리랑카 양자 회담을 하고, 양국 간 항로표지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에 서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선 세계 등대유물 전시회와 국제 항로표지선 교류 행사, 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폐회식이 열리는 6월2일엔 콘퍼런스를 기념해 인천항 신국제여객부두에 설치한 조형등대를 점등하는 기념행사도 준비돼 있다.
이 등대는 '해양도시 인천에서 세상으로 보내는 유리병'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적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신국제여객부두 주변을 오가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어두운 뱃길을 비춰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항로표지 신기술 향연의 장
특히 이번 행사에선 항로표지의 미래를 이끌 신기술을 엿볼 수 있다.
산업 전시회에서는 47개 글로벌 항로표지 기업 및 공공기관이 참여해 항로표지 분야 최신 기술과 장비를 선보인다.
우리나라도 국가관을 마련해 해상에서 초고속 무선 통신망을 구축하고 안전 관련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e-내비게이션'과 단절 없는 독자 항법 시스템인 'e로란' 등 첨단 항법 시스템 기술을 소개한다.
29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기술 섹션에서도 혁신 기술의 향연이 펼쳐진다.
김종욱 한국항로표지기술원 소장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로표지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공개한다.
해마다 해양 안전사고가 증가하는 가운데 IALA는 항로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항로표지의 배치 계획·설계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한국항로표지기술원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공동으로 제작한 항로표지 시뮬레이터는 우리나라 주요 해역의 지형적, 환경적 특성 및 운항 선박들의 특성과 해상 교통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시뮬레이션 환경을 항로표지 설계자에게 제공한다.
김 소장은 항로표지 시뮬레이터를 통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항로표지 배치와 기능을 검증할 수 있게 돼, 선박 안전 운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성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협대역 사물인터넷(Narrowband-IoT)' 시스템을 항로표지에 적용하는 방안을 소개한다.
자동선박식별장치(AIS) 시스템이 탑재된 기존 항로표지는 AIS의 선박 정보와 항로표지 정보에 대한 혼란, 주파수 자원 부족, 신호 간 충돌, 고가의 AIS 송수신기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이 개선돼야 할 문제로 꼽힌다.
협대역 IoT 시스템은 소량의 데이터를 지하 깊은 곳까지 전송할 수 있고 전력 소비가 낮으며 수많은 센서 및 디바이스 연결에 최적화돼 있어, 기존 항로표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IALA는?
IALA는 등대와 등부표 등 항로표지의 기술 개발 및 표준화를 위해 1957년 설립된 기구로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1962년 IALA에 가입한 한국은 2006년에 이사국으로, 2014년에 부의장국으로 선출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IALA는 1929년부터 4년마다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 83개 회원국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항로표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항로표지 분야의 신기술을 홍보·공유하는 국제 행사다.
한국은 이번 콘퍼런스 개최로 일본과 중국에 이은 3번째 아시아 개최국이란 기록을 남겼다.
이승영 인천지방해양수산청 항로표지과장은 "전 세계 83개 회원국 정부 관계자와 64개 연구기관, 131개 산업회원 등 450여명의 항로표지인들이 IALA 콘퍼런스를 통해 송도국제도시에 집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