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0대 불 타고 선박 상부 전소
소방본부 "한달간 현장감식조사"
▲ 인천소방본부는 지난 21일 인천항에 정박한 5만t급 화물선에서 발생한 화재가 완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중구 인천항에 있는 '오토배너호' 앞에서 소방 관계자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지난 21일 발생한 인천항 5만t급 중고차 화물선박 '오토배너(AUTO BANNER)'호 화재가 67시간 만에 완전 진화됐다.

인천소방본부는 24일 오전 11시 인천항 1부두 화재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날 오전 5시5분 화재를 완전 진압했다고 밝혔다.

소방본부는 전날 선체 18곳을 뚫고 갑판 상부 개구부(해치) 40곳을 모두 개방해 연기와 열기를 빼냈다. 이 과정이서 13층 선미에 남아있던 불길이 되살아나 오전 2시50분쯤 선미와 선체 상부에 인력 30여명을 투입해 진압작전에 나섰다. 마지막 불길이 잡힌 시간은 오전 5시3분, 현장 책임자가 완전 진화를 선언한 시각은 오전 5시5분이다.

소방본부는 브리핑 종료 후 선박 뒤편 7~8층 입구를 언론에 공개했다. 당초 소방본부는 주요 화재 현장인 9~10층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해양경찰이 증거 보존을 이유로 현장 진입에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박성석 중부소방서장은 "이번 사례를 통해 진압작전을 다시 한 번 되새겨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선박에 실려 있던 중고차 2438대 중 11~13층에 실린 차량 1460여대가 대부분 불에 탔고, 3일간 주변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매캐한 연기로 큰 불편을 겪었다. 오토배너호도 상부가 전소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소방본부는 앞으로 화재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장감식에는 1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 22일 화재 현장 주변의 대기질이 '정상'이라던 발표 결과가 잘못 작성된 사실을 시인했다. 시는 사고 당시 신흥측정소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초미세먼지가 '나쁨'인데도 정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인천일보 5월24일자 19면>

브리핑에 참석한 시 관계자는 "담당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라며 "첫날 오후 5시쯤 신흥동 미세먼지(PM10) 수치는 174㎍/㎥였고, 송도는 22일 105㎍/㎥로 나타났다. 정상 수치에 2~4배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24일 오전 이번 화재로 인한 대기오염 정도를 분석해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