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공약분석-3 경기도 정체성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정책 중 하나가 바로 '경기도 정체성'에 대한 공약이다.
이 후보는 '경기도 중심론'을 남 후보는 '광역서울도'를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경기도 중심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조하는 반면 남 후보는 '경기와 서울, 인천을 통합하는 메가시티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불공정과 불평등이고,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6년 간 경기도를 장악한 구태 기득권 세력의 탓이 크다"며 "이로인해 정체성과 자부심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도 외곽을 달리는 도로이름이 '서울외곽고속도로'로 불리는 것을 보더라도, '서울의 외곽이자 변방'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 이사 가고 싶은 도시, 새로운 경기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 후보는 지난해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를 포기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광역서울도' 를 제시했다.

남 후보는 "'수도권'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일자리·교통·주거·미세먼지 문제 등을 독자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낡은 행정체계에 얽매여 수도권의 자치단체들이 더 이상 소모적 경쟁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역서울도'가 더 많은 일자리, 더 큰 성장, 더 효율적 분배를 만들어 대한민국 전체의 경쟁력을 이끌게 될 것"이라면서 "획기적인 공간혁신을 이뤄 내겠다"고 밝혔다. 남 후보는 경기도가 서울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외 받고, 내부적으로는 도내 각 시·군별 지역 격차로 인한 불평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경기도 정체성에 대한 생각은 출발 지점부터 다르다고 평가하면서 학자들간에도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 후보의 경기도 중심 정책에 대해 "경기도중심론은 경기남부와 북부로 나눠진다면 몰라도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가 둘러싸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김 교수는 남 후보의 광역서울도에 대해서는 "서울이라는 브랜드가 상당히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메가시티 전략' 또는 '대도시권 전략'은 우리나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검토할 만한 정책"이라며 "우선적으로 결속력이 강한 이웃 지자체와의 협의체, 즉 거버넌스를 구성해 협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조석주 한국공공자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조 위원은 "광역서울도라는 정책에 따른 서울과의 통합 보다는 경기도 차원의 경제발전 계획이 오히려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기도가 서울보다 인구도 많고, 가지고 있는 자원도 많다. 지역 특성을 살린 정책이 더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