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현 前 SBS골프채널·MBC-ESPN 골프해설위원
골프 용어 중에 홈 코스란 말이 있다. 자신이 소유한 멤버십 클럽이거나 집 근처에 위치한 퍼블릭 코스 중 쉽게 자주 방문할 수 있어 코스 곳곳의 특징을 잘 알아 마음 편하게 스코어 관리가 되는 골프장을 일컫는 말이다.
외국과 같이 마을마다 위치한 컨트리클럽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여건은 멤버십 클럽이라 하여도 집에서 멀기도 하고 최근 대중화 골프장이 많이 늘어났더라도 이 역시 산악형 골프장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진정한 홈 코스의 개념이 아직은 보편화되지 않았다. 또한 골프 마니아는 이런 저런 특색을 가진 다양한 골프장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오히려 자주 가보지 않은 골프장을 찾는 경우가 오히려 일반적이다.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코스를 직접 방문하기 전에 해당 골프장의 홈페이지를 통해 코스의 구성과 코스 공략 법을 익힐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유로 사전 정보를 구하지 못하였을 경우 조금만 부지런하고 세심한 살핌만 있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골프장에 도착하고 코스에 들어서기 전에 클럽하우스 출구나 연습그린 어귀에 그린 빠르기를 표시하는 안내판이 있다. 물론 이 상황판의 숫자는 매일 코스 관리팀에서 그린의 잔디 높이를 얼마나 깎아 준비하느냐에 따라 바뀐다. 미국의 스팀프라는 사람이 미국골프협회가 표준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90cm 길이의 막대를 지면과 20도의 경사를 만들어 공을 굴렸을 때 지면에서 구르는 정도를 표기하는 간단한 도구를 고안했다. 일반적으로 2.2m에서 멈추면 느린 그린, 2.2-3.0m내이면 표준 그린 3m이상이면 빠른 그린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것도 자신이 느끼는 그린 빠르기 감각과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이 상황판 안내 숫자를 잘 기억하고 연습그린에서 퍼터로 볼을 굴려보며 해당 수치와 자신의 감각을 일치시켜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코어 카드는 대량의 정보를 방출하는 보고다. 스코어 카드는 캐디를 만나기 전이라도 체크인 시 카운터나 클럽하우스 곳곳에 비치되어 손쉽게 미리 확보가 가능하다.

첫째로 가장 유심히 봐야 할 것이 코스 레이팅이라 불리는 코스의 난이도다. 코스의 난이도는 해당 골프 코스가 타 골프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어려운가를 가늠해 주는 잣대로 일반적으로 코스의 총 거리, 워터 해저드의 정도, 벙커의 숫자와 위치 등등 코스의 면면을 가이드 하는 종합 상황판이다.
코스의 난이도는 스크래치 골퍼로 불리는 핸디캡이 '0'인 골퍼들이 해당 코스에서 경기를 했을 때 얻어지는 점수의 평균치를 나타내며 이는 소수점으로 표기된다. 그래서 각 티별로도 수치가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그 날 경기한 골프 스코어에서 파72인 경우 72를 빼는 것으로 환산하지만 사실은 그 날 스코어에서 해당 티의 코스 레이팅을 빼주는 것이 더 정확한 방법이다. 두 번째로 홀별 핸디캡이라 부르는 홀 인덱스가 스코어카드를 펼치면 각 홀별로 어느 홀이 가장 쉽고 어느 홀이 가장 어려운지를 나타낸다. 홀 난이도가 1이면 18홀 중 가장 어려운 홀이고 18인 경우 가장 쉽게 플레이되는 홀을 뜻한다. 모든 홀이 순차적으로 표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코스전체를 조망하는 코스 사진이 스코어 카드 한편에 있다. 여기서는 물과 벙커의 정도가 한 눈에 들어오고 코스의 도그레그도 파악할 수 있다. 대략 코스는 전반 홀과 후반 홀을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설계한다. 따라서 코스는 대개 우측으로 휘는 슬라이스 골퍼를 배려한 설계를 주로 한다. 하지만 이것은 플레이를 쉽게 하고 시간당 플레이 속도를 원활하게 하려는 골프장 측의 경영 효율의 속셈도 살짝 숨어 있다.

만약 자신이 훅이 많은 골퍼이거나 왼손잡이인 경우 이런 홀에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그날의 골프에서 스코어가 만족스럽다든지 기대보다 망친 경우 골퍼의 실행 기술이 탁월하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코스의 공략이 서툴러 그릇된 작전을 수립한 것이 더 큰 이유다.
골프채를 들고 몸을 움직여 하는 행동이 골프의 하드웨어적 행위라면 코스 공략을 위해 사전에 얻어야 하는 정보는 골프의 소프트웨어적 요소이다. 군대에는 정보부대가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전투병 개개인의 전투 능력도 중요하지만 어디를 왜 어떻게 정복해야 하는지의 정보를 근거로 짠 전략이 더 중요하다. 유비무환이면 백전백승이다.

[본 칼럼은 마인더스가 협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