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선출 기약없어...민주성 보장 교수회 불참 후보추천위원회 실패
올해 상반기 안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던 인하대학교 새 총장 선출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

한진재벌 갑질 사태로 투명한 인사를 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과 함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입학 의혹까지 겹치면서 섣불리 추진을 못하는 상황이다.

인하대는 최근 총장후보추천위원회 개최에 실패했다고 22일 밝혔다.

총장 선임 과정에서 민주성 보장을 요구하는 교수회의 불참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인하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부이사장이 위원장이며 법인 이사 4명, 교수 4명, 그리고 외부인사 2명 등 총 11인으로 구성된다.

외부인사 2인 중 한 명은 동창회장, 나머지는 법인 측에서 위촉하도록 돼 있어 결과적으로 법인 측이 6명인 과반수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지금껏 재단의 입맛에 맞는 총장이 선출됐던 결정적 배경이기도 하다.

교수회는 최근 불거진 한진일가 파문 때문에라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외부인사 1인을 교수위원 합의로 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총장 선출 권한을 빼앗기기 싫은 재단이 아직까지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여기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20년 전 인하대 편법입학 의혹이 악재로 가세하는 모양새다.

인하대 총학생회 동문협의회는 자격 미달인 조 사장이 1988년 인하대 2학년으로 불법 편입한 정황이 있다며 학교측과 교육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다. 부정 입학이 인정될 경우 입학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날로 거세지는 인하대 개혁 요구 속에서 한진그룹은 기존 방식대로 총장을 결정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지난 1월 최순자 전 총장이 학교예산 부실투자를 이유로 해임된 이후 총장 공석이 된 인하대의 부총장 대행 체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