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령 인천삼산서 경사
20180521010084.jpeg
아장아장 걸어 지나는 길목마다 튀어나온 돌과 날 세운 모서리를 한 발 먼저 찾아냅니다. 행여 넘어지더라도 곧바로 일으켜 세우지 않고 스스로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작은 장난감 조각 하나를 찾다 제풀에 지쳐 짜증을 부리면, 금세 내 옆으로 와 신기하리만큼 빨리 찾아냅니다. 잘 자리에 누워 쏟아내는 재잘거림에 피곤함을 뒤로하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귀 기울여 줍니다.
대문을 열기 전 한참동안 궁리한 빨간 거짓말에도 하얗게 안아주며 스스로 말해주길 기다려 줍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없이 어리고 작았던 내 걱정에 항상 내편이 되어 함께 고민해 줍니다.
예고 없이 풀어내는 배고프단 말 한마디에 기다렸다는 듯 내 입에 꼭 맞는 음식을 차려냅니다. 엄마란 나에게 그런 사람입니다.
중학생 이상 자녀를 둔 학부모로 구성된 경찰서 치안봉사단체 '폴리스 맘'이 발대한 지 올해로 2년을 맞습니다. 경찰의 학교 주변 순찰에 동행하여 하교 시간이 지나서도 삼삼오오 모여 있는 교복차림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애정이 어린 말을 건네 봅니다. 집에 빨리 들어가라는 말 대신 배는 고프지 않냐 묻습니다. 화장이 진하다는 말 대신 나도 너만 할 땐 꾸미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부모님 걱정하시니 늦지 않게 들어가란 말과, 진한 화장 없이도 아주 예쁠 때란 말을 잊지 않습니다.
외진 공원 안 화장실에 어두운 조명과 비상벨의 부재를 찾아내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의 가로등 밝기와 CCTV 설치 건의에 거침이 없습니다. 공중화장실 내 불법촬영기기 설치여부 점검과 성·가정·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에 누구보다 앞장서 참여합니다. 어린이 날, 실종아동 예방 사전지문등록을 위해 모여든 수많은 인파에 소중한 휴일을 반납하고 도우미를 자처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을 이미 키워 낸 그분들에게 '여성과 아동, 청소년'에 대한 시선은 그저 '내 딸, 내 아들'일 뿐입니다.
경찰과 함께 더 안전한 세상 만들기에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는 '폴리스 맘'의 활동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오늘도 그들과의 동행에서 엄마의 마음을 한 수 배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