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추진하는 '마음건강 치유센터'가 학부모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에 모두 6곳으로 나뉘어 있는 정신건강센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정신치료통합센터'다. 문제는 치유센터 설립부지가 매산초등학교 앞에 있다는 점이다. "치유센터는 인정하지만, 그래도 허용할 수 없다"는게 매산초등학교 학부모 입장이다. 초등학교 앞이어서 불안하다는 것이다. 왜 하필 그곳이냐는 학부모들의 반론이 있고,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을 지녔다는 시측의 입장이 또 맞부딪힌다.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이성적으로 해결해 가기 바란다.

학부모들의 불안이야 충분히 이해가지만 그렇다고 막연한 불안감을 이유로 무조건 반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측도 당위성만 가지고 밀어붙이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분히 설득해 가길 바란다. 사실 정신건강치유센터의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수원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도 타 지역에 비해 앞서가는 시설이나 행정을 다행스럽고 자랑스럽게 여길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정신질환은 특별한 병도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다 조금씩은 안고 사는 일이고, 또 대부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이다. 정신질환자라고 꼭 사고를 치는 것도 아니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범죄자 127만6886만명 가운데 정신질환자는 241명으로 0.4%에 불과했다. 또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 중 정신장애비율은 3.6%였다. 수원시 정신치유센터 6곳에서 지난 20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건·사고도 없었다고 한다.

정신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이들을 예비범죄자 취급하는 태도 역시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의 주장을 일리 없다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만에 하나라도 있을지 모를 사고를 염려할 수밖에 없다. 꼭 필요한 정신건강센터 설립이 막연한 '님비'로 오해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잘 헤아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같은 조건으로 다른 장소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함께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