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주차공간 '불길' 역할
건축비 싸 시공 증가추세
"政 법률 개정전 방법없어"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의 건물들이 화성, 오산을 비롯 경기지역에 신축되고 있으나 제재 방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성시의회는 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기간 필로티구조로 시공되는 건축물의 관리감독을 요구할 정도로 대책을 촉구했으나 시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물 1층을 주차 공간으로 활용한 필로티 구조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도입됐다.

건축비가 저렴해 다세대·다가구 건물의 필로티구조는 2002년 가구당 0.7대에서 1대로 주차장 확보 의무가 강화된 뒤 필로티 구조 건물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 오산을 비롯 경기지역 지자체들은 건축물시공현황에 필로티 구조 건물을 여부를 표기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황은 경기지역 지자체도 동일해 법률을 개정전에는 필로티 구조를 재재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오전 10시쯤 오산시 갈곶동의 필로티 구조로 시공된 한 원룸에 불이 나 송모(37)씨 등 입주자 4명이 화상을 입는 등 중상을 입었다.

또 14명이 연기를 마시고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소방서 직원 안모(40)씨가 2층에 있던 요구조자와 계단에서 넘어져 어깨 등에 부상을 당했다.

당시 소방서측은 "필로티 구조·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돼 불길이 빠르게 번졌다"고 설명했다.

소방서 측은 "제천 화재와 같은 필로티 구조의 건물로 다수 인명 피해가 우려돼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인력 244명과 장비 73대를 투입했으나 진압 1시간여 만에 불길을 잡았다.

앞서 필로티 구조는 지난해 수십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필로티 구조 건물의 1층에서 불이 났을 경우 연기가 기둥 사이로 빠져나와 건물 주변을 에워싸 대피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2015년 5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의 부상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 역시 넓은 면적의 주차장 공기가 좁은 건물 진입부(계단)으로 몰려 불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화재시 빈 공간인 1층에서 바람을 타고 건물 안으로 유입돼 불길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 관계자는 "건축주가 필로티 신축 여부를 알리지 않아 평면도를 일일이 확인해야 건물구조를 알수 있다"며 "건축비용이 저렴해 다세대 주택 등 주택밀집지역의 필로티 시공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산시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 건물은 최근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과 문제점이 부각된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오산=이상필·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