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향우회 체육대회 "왜왔냐" 난장판
신동근 의원, 전원기 전 시의원 등 고소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인천 서구 을) 국회의원이 최근 전직 인천시의원과 호남향우회 회원 등 2명을 모욕·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6·13 지방선거 공천 갈등이 향우회 행사를 난장판으로 만들었고, 결국 수사기관이 나서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13일 경찰·신 의원·검단 호남향우회 등에 따르면 신 의원은 지난 9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전원기 전 시의원과 향우회 회원 1명 등 총 2명을 모욕·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측 조사를 진행했으며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 줄 순 없다"며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달 29일 서구 검단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검단 5단체(영남·경기·충청·호남·강원) 향우연합회 제13회 합동체육대회에서 발생했다. 이날 신 의원은 오전 11~12시 사이 검단 호남향우회 천막을 방문했다가, 전 전 시의원과 일부 회원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신 의원 측과 향우회 회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었고, 체육행사는 난장판이 됐다.

전 전 시의원은 "우리 향우회 회장이 어딜 오냐고 소리치자, 신 의원 보좌관들이 회장을 둘러싸고 난리를 치더라. 이대로라면 패싸움이 날 것 같아서 향우회 운영위원장인 나도 나서서 말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향우회에서 분위기가 안좋으니 천막으로 오지 말라고 신 의원 측에 전했다. 내가 소리를 친 건 맞는데 신 의원에게 욕한 적이 없으며, 피해자도 아닌데 고발장을 냈다"고 밝혔다.

신 의원 측은 "대여섯분 중 두 분을 고소했다. 단상까지 쫓아와서 위협적으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내뱉었고, 의자도 던지려고 했다"라며 "지역 주민들이 다 모인 공식행사에서 정도가 지나쳤다. 사과하면 일단락 될 문제인데, 10일간 아무 언급이 없어서 고발장을 냈다"고 말했다.

갈등의 원인은 지방선거 공천에 있었다. 당시 전 전 시의원과 검단 호남향우회는 지지하던 시의원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하자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신 의원에 앙금이 쌓여있던 상황이었다. 신 의원과 전 전 시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공천 경쟁을 벌이다 사이가 틀어졌던 걸로 알려졌다. 이후 전 전 시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다.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호남향우회 서구지회는 지난 11일 월례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을 이유로 신 의원을 명예회원에서 제명처리했다. 앞으로도 갈등 봉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