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련 없다" 검토 안해
인천시가 7년 전 문을 연 중국 단둥 축구화 공장에 대한 폐쇄 시기가 불투명한 가운데 남북 관계가 급진전돼도 공장 운영 재개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는 중국 단둥 축구화 공장 운영과 관련해 더 이상 시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1년 문을 이 공장은 시 4억5000만원, 인천도시공사 5000만원 등 총 5억원으로 한·중 합작법인 윈난시광(雲南西光)무역유한공사의 자본금의 73%를 확보해 운영에 들어갔다. 시와 공사는 재정 지원을 맡고 운영은 인천유나이티드FC가 한 것이다. 윈난시광 무역유한공사는 북한 평양 4·25축구단과 계약을 맺고 북한 근로자 24명을 고용했다.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은 13조원에 이르는 시 부채에도 설립을 강행했다. 인천유나이티드FC 역시 운영 자금난에 시달리며 임금 체불까지 이르렀지만 공장 운영을 책임졌다. 제3국에서 남한의 자본력과 북한의 노동력이 혼합돼 남북 경제협력이 이뤄진 셈이다.

당초 이 공장은 프로용 고급 축구화 1만 켤레와 보급용 2만 켤레 등 연간 최대 3만 켤레의 축구화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로 북한 근로자의 취업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설립 2년 만에 공장 폐쇄 직전에까지 이르며 부랴부랴 시 고위직이 중국을 찾아 비자 문제 협의에 나섰고 1년 후에는 공장 운영 중단설에도 시와 구단은 공장 운영을 밀어붙였다. 이 무렵 150켤레만 생산됐고, 이마저도 생산지역이 불분명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2014년 송 시장이 재선에 실패하며 공장은 풍전등화에 놓였고, 유정복 시장 체재에서 시와 구단은 발을 빼기 시작했다.

이후 공장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현재는 공장 폐쇄 시점 조차 알고 있는 시와 구단 관계자는 없는 상태다. 혈세 5억원만 공중 분해됐다.

시는 남북 관계가 급진전돼도 단동 축구화 공장 운영 등의 남북경협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축구화 공장은 이미 사업 철수와 공장이 폐쇄돼 재개 가능성도 전무하다.

시 관계자는 "단둥 축구화 공장은 인천유나이티드FC가 관여한 만큼 시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고, 구단 측은 "우리가 공장을 운영하고 싶었던 게 아니고 당시 시의 요구였다"며 시로 책임을 미뤘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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