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집중 극복 … 인도를 공략하라
인천항이 제2의 중국발(發)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쇼크를 겪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항로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항 배후단지에 물동량이 많은 수출기업을 유치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항로 다변화로 중국 쏠림 현상 극복해야

24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항 컨테이너 항로 49개 가운데 중국 직항로와 경유 항로는 모두 16개로 3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동남아·일본 항로 29개를 더하면, 이들 아시아 항로가 인천항 전체 항로의 92%를 점유하는 형태다.
이런 구조는 결국 인천항 전체 물동량이 중국에 쏠리는 현상을 심화시켰고, 3월 대 중국 물량이 급감하자 인천항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반면 원양항로는 미주·아프리카·중동·호주 등 4개뿐이다.

인천연구원 김운수 연구위원은 '자유무역협정(FTA)과 항만 물동량, 한중 FTA 물류 영향 연구(2016)'에서 "인천항 항로의 80% 이상이 동남아와 중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타 국가를 상대로 FTA와 연계한 물동량 효과를 가져 오기 위해선 원양항로 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성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도 "인천항의 무역 구조는 중국·동남아에 의존하는 면이 크다.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를 공략해야 하는 이유"라며 "2025년 인도 국민 7억~9억명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을 겨냥해 수출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13억 인구에 세계 2위 내수 시장으로, 매년 7% 이상 경제 성장을 기록 중이다.

▲수출기업 유치에 정치권 나서야

인천항은 2009년 한중 간 교역액이 부산항을 추월해 중국 최대 교역 항만으로 우뚝 섰고, 지금까지 대 중국 무역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발주한 '한중 해운회담 20년, 한중 해운 협력 성과 및 향후 발전 방안 연구' 최종보고서는 "이미 한중 항로엔 제3국적 선사가 많이 진입해 '선복 과잉' 현상이 심화됐으며, 인위적으로 선복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한중 항로 내 모든 주체가 상생하기 위해선 항로 전체 물동량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내수업체 비중이 높은 인천항 배후단지에 물동량이 많은 수출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최종보고서는 "항만 배후단지에 수출기업이 들어서야 항만이 발전하고 물동량이 늘어, 선사들이 화물을 운송할 수 있게 된다"며 "각종 지원책을 통해 수출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흥우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 회장은 "수출 물량에서 공컨테이너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실제 수출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물동량이 많은 수출기업을 인천항 배후단지에 유치하는 데 정치권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