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면허만 가진 사업자 공모 불참 "우리 겨냥한 정책" … 형평성 논란
道 "업체가 참가 안한 것" … '한정·시외면허 보유' 기존 사업자는 선정
남경필 경기지사가 임기 말 추진하는 공항버스 시외면허 운영 방침과 관련, 업체 간 면허보유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특정업체 죽이기' 정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오는 6월3일 만료되는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갱신하지 않고, 시외면허 전환을 하겠다며 지난 2월8일 '직행형 시외버스 운송사업자 공개모집'을 공고했다.

공모는 도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각각의 사업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제1권역(수원·안양·군포)은 경기공항리무진버스㈜, 제2권역(성남·용인)과 제4권역(고양·의정부·동두천·연천)은 ㈜경기고속, 제3권역(부천·안산)은 태화상운㈜이 각각 한정면허로 공항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공모결과 제2·3·4권역은 기존 한정면허 사업자가 운영업체로 선정됐다. 하지만 제1권역은 기존 사업자인 경기공항리무진버스의 불참으로 ㈜용남고속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수원과 안양, 군포 지역의 4개 노선을 운영하던 경기공항리무진버스는 애초 공모자체가 형평을 잃었다는 주장과 함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즉, 한정면허만 가진 업체와 시외면허·한정면허를 동시에 가진 업체의 차이점을 도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고속과 태화상운은 시외면허 버스와 한정면허 공항버스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반면, 경기공항리무진버스는 한정면허 공항버스만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공항리무진버스의 임금수준은 타 회사보다 3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도를 상대로 '공항버스 한정면허기간 갱신 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경기공항리무진버스 관계자는 "시외면허와 한정면허를 동시에 운영하면 시외버스 임금체계를 따르지만, 한정면허만 운영하면 다른 임금체계가 적용 된다. 노골적으로 우리 업체만을 겨냥한 정책"이라며 "요금을 내리고 시외면허로 운영하게 되면 근로 조건, 서비스 악화 등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공항리무진버스 노조 관계자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요금인하, 서비스개선 등을 통해 꾸준히 업체를 압박했다. 이제는 업체가 운영하는 노선을 내놓고 망하라는 것"이라며 "용남고속과 경기공항리무진버스는 근로조건, 임금수준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도는 자신들의 정책으로 발생한 고용승계가 노-사간의 문제라며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는 업체가 공모에 참가하지 않았고, 요금인하 혜택이 도민에게 돌아가는 정책임을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기존 한정면허업체가 시외면허로 공항버스를 운행할 수 있는 공모 조건이었다"며 "업체가 결국 참가하지 않아, 공모절차에 따라 선정된 업체가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민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항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용승계에 대해서도 "고용승계에 대한 부분을 공모에 명시했기 때문에 공모에 선정된 용남고속과 노조가 협의해야 하는 일"이라며 "다만 중재를 위해 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심 중이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