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3월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쇼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도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항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신항 개장 2년여 만에 '300만TEU 시대'를 연 인천항에서 고작 3개월 만에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인천항이 직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흔들리는 대 중국 교역

인천항은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30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세계적 컨테이너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항만업계에선 인천항이 올해도 그 분위기를 이어가며 성장세를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월 컨테이너 물동량 실적으로 판세가 뒤집혔다. ▶관련기사 6면

22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 1·2월 물동량 증가세를 보였던 인천항의 3월 물동량은 24만3808TEU로, 전년 동월(25만8065TEU) 대비 5.5% 감소했다. 컨테이너 1만4257개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12만2317TEU를 기록한 수입 물량이 10% 가까이 줄었다. 수출 물량은 큰 변화가 없었다. 매달 역대 최대치의 물동량을 달성하던 인천항으로선 충격적인 성적표다.

당장 통계상에선 인천항 전체 물량의 평균 60%를 차지하는 대 중국 물량이 급감하며, 그 영향이 인천항 전체 실적에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

3월 중국 물동량은 13만7608TEU를 기록했으나,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선 무려 11.2%(1만7311TEU)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선 지난해 인천항이 컨테이너 물동량 최대치를 경신한 데 따른 기저효과, 미중 무역 전쟁 여파, 중국의 환경 규제 정책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연기처럼 사라진 베트남 특수

악몽 같은 3월이었다. 중국에 이어 인천항과의 교역량이 두 번째로 높은 베트남 물동량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3월 베트남 물동량은 2만3169TEU로, 전년 동월(2만3670TEU) 대비 2.1%(501TEU)가 빠졌다.

인천항 전체 물량에 미치는 수준은 미미하지만, 그간 IPA가 중국 쏠림 현상을 대비한 '포스트 차이나'로서 베트남 항로 확대와 신규 물량 유치에 공을 들인 것을 고려하면 항만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 베트남 물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해운연합(KSP)의 동남아 항로 구조조정으로, 3월 말 인천항과 베트남 하이퐁항을 잇는 정기 항로 'ISH 서비스'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천~동남아 항로 26개 가운데 40% 이상을 운영하는 장금상선·흥아해운 두 선사가 컨테이너 정기선 통합을 추진하면서, 향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전체 물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영국 IPA 글로벌마케팅팀장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인천항 물동량이 감소하는 분위기"라며 "항만·물류업계 차원의 인천항 범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