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초청 … 이승훈 선수 '강의 자격' 시비
학생들 "적절하지 못해" 학교 "오래전 섭외"
'재벌갑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진그룹 산하 인하대학교가 졸업식 특별 강사로 이승훈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를 초청해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평창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전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대표의 희생이 존재했다는 불공정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인하대학교는 20일 '4월 졸업식'을 개최했고 특별 연사에 대한항공 소속 이승훈 선수가 초빙됐다.

이 선수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을 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며 나만의 길을 개척했다"며 "노력하는 자에게만 온다는 운까지 겹쳐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조언했다.

약 10분에 걸친 특별강연을 들은 졸업생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이 선수가 빙상연맹의 특혜를 받아 1위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스포츠정신에 어긋나는 2018년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등으로 문제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졸업생을 격려하고 도움말을 줄 인물로 이승훈 선수가 적절한지 논란이 붙은 것이다.

A 졸업생은 "이번 올림픽은 다른 선수가 이승훈 선수를 위해 부당하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원치 않는 희생이 발생한 사건"이라며 "우리에게 열심히 살면 좋은 결과가 따른다는 강의를 하다니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적폐라는 지적에는 동감하지만 올림픽 스타가 학교에 오니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오래 전에 이미 섭외를 마쳐 그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혜림 수습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