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갑질 폭행'과 '관세법 위반 사례' 제보로 이어지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비리를 제보 받는 대한항공 단체 대화방은 대기업이 저지른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밀수 등 의혹들이 넘치면서 한진그룹은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제기된 '관세법 위반' 의혹과 관련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사무실, 자택 등 4개 장소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양호 회장을 비롯해 조현아·원태·현민 3남매 자택에 대해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인천세관 조사국 직원 30여명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6시간에 걸쳐 밀수와 관세포탈 관련성 자료 확보에 나섰다.

특히 대한항공이 거점공항으로 이용하는 인천공항 사무실에 대해 세관당국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을 전 세계 항공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는다. 관세청의 대한항공 사무실 압수수색은 개항 이후 처음으로 '밀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사 출신으로 관세청 수장으로 임명된 김영문 관세청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향후 세관측 묵인이나 연루시에도 자유롭게 수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은 컴퓨터에 담긴 대한항공 내부거래 파일, 총수 일가의 해외 신용카드·수입실적 등이 담긴 물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항공기 부품신고, 통관품목 리스트를 전수 조사하고, 명품·가구 등을 위장한 부분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항공 단체 대화방은 상상을 초월하는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가입자가 단숨에 600명을 훌쩍 넘겼다. 총수 일가의 직원에 대한 갑질 폭행과 폭언, 부당한 대우, 명품을 불법 반입하는 관세법 위반 행위 등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단체 대화방은 일반인 참여를 허용해 각종 의혹이 전달되거나 공유되면서 이른바 '을의 반격 시작'이라는 응원 댓글이 채워지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