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속보이는 투명비닐봉지로 수거' 공문
아파트 관리소측, 배출방식 달라져 구매 부담
시관계자 "현재론 집게車 등 장비없어 불가피"
화성시가 폐플라스틱 수거 중단 사태 뒤 폐 플라스틱을 투명 비닐봉지에 담아 수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아파트에 보내 관리사무소 측이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폐플라스틱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수거 과정 확인하겠다는 목적인데, 아파트 측은 분리수거를 시 발생할 봉투 구입비용 문제와 비닐봉투는 자체가 또 다른 쓰레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쓰레기 분리수거가 이뤄진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700여세대 규모 A 아파트에는 폐플라스틱을 담기 위한 대형 비닐봉지가 여러 개 마련돼 있었다. A 아파트는 이달 초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폐플라스틱 수거 거부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주민들에게 플라스틱 배출 금지를 안내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A 아파트는 화성시가 직접 수거에 나선 지난 9일 이후 한숨을 돌렸으나 문제는 배출 요령이 이전과 달라졌다.

화성시는 폐플라스틱 배출 시 1t들이 포대가 아닌 100ℓ이상의 투명한 비닐봉지를 사용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240여 개 아파트 단지에 보냈다.

시는 포대와 달리 투명 봉투를 이용하면 플라스틱이 아닌 일반 쓰레기나 음식물 등이 섞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달 들어 갑자기 폐플라스틱 직접 수거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시가 포대를 들어 올릴 마땅한 장비를 구하지 못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A 아파트 관계자는 "플라스틱 배출을 위해 길이 90m·폭 1.2m짜리 비닐 롤을 개당 5만5000원에 구매했다"라며 "매주 롤 1개 정도는 소요될 것 같은데, 한 달이면 20만원이 넘는 비용이다. 원래 지출 항목에 없던 비용을 쓰려니 부담이 상당하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화성시 한 관계자는 "봉투를 이용한 수거 방식은 플라스틱 선별률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 등의 문제도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로썬 집게 차 등 장비가 없어 사람의 힘으로 들 수 없는 톤백 수거가 어려운 만큼, 장비와 인력을 보강하면서 논의를 거쳐 수거 방식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라고 전했다.

/화성=이상필 기자 splee100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