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집터 등 무더기
전체 부지 11% 발굴조사
6개월 걸려 … 공사일정은?
▲ 인천시는 구월농산물시장 이전 건립 공사를 하고 있는 남동구 남촌동 177-1번지 일원에서 삼국시대 집터, 토기 등이 발견돼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에서 삼국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는 집터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전체 부지 10분의 1에 이르는 발굴조사 결과에 따라 공사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인천시는 구월농산물시장 이전 건립 공사를 하고 있는 남동구 남촌동 177-1번지 일원에서 집터, 토기 등이 발견돼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난달 중순 표본 시굴조사에선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집터뿐 아니라 토기, 조선시대 유물들도 나왔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굴조사는 41개 지점에서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21곳에서 유적·유물이 확인됐다. 최근 학술자문회의에선 이들 부지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발굴조사가 벌어지는 면적은 전체 공사 부지(17만61㎡)의 11%에 해당되는 1만8827㎡다. 구월농산물시장 이전 부지에는 지상 2~4층의 7개 건물이 지어진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유적이 발견된 곳은 이전 예정지의 북동쪽"이라며 "건물 부지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 발굴조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공사에 영향을 준다. 우선 조사 기간이다. 시는 발굴조사에만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 공사가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짧지 않은 기간이다.

시는 당초 올 3월로 예정돼 있던 착공 시기를 앞당기면서까지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5년 '롯데인천타운'과 3060억원에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매각 계약을 맺으며 내년 5월까지 현재 자리를 비워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률은 2%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출토된 유적들이 역사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으면 공사 계획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보면 "역사적·예술적 또는 학술적으로 가치가 큰 경우"에는 문화재에 대한 보존 조치를 내리도록 돼 있다. 다만 보존 조치는 문화재를 그대로 두는 '현지 보존'과 개발 부지 안팎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전 보존', 발굴조사 결과만 남겨두는 '기록 보존'으로 나뉜다.

시 관계자는 "발굴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보존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사업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조사 지역을 제외한 곳부터 공사해서 일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