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단체장 배제 '초강수'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클린공천'을 강조하며 현직 기초단체장까지 공천에서 배제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공천 후폭풍이 거세다.
김성제 의왕시장과 오수봉 하남시장 등 현역 단체장이 공천심사에서 탈락하면서 지지자들의 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19일 기초자치단체장 12곳, 광역의원 37개 선거구, 기초의원 77개 선거구의 단수·경선 후보자를 발표했다.

의왕시장 후보로 기길운 전 의왕시의회 의장, 김상돈 전 경기도의원, 김진숙 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박철하 시민운동가 등 4인 경선을 결정해 김성제 현 시장은 탈락했다.
하남시장 후보로 김상호 당 정책 부의장을 단수 추천해 경합을 벌인 오수봉 하남시장도 낙마했다.
오수봉 시장은 산불감시원 채용 비리 의혹을, 김성제 시장은 수뢰 혐의로 측근 보좌관이 구속되면서 도덕성 논란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 경기도당 윤호중(구리) 공관위원장은 공천기준에 대해 "도덕성과 공직수행능력 등을 종합해 경선 후보를 결정하게 되는데 도덕성이 본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도 평가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와 지지자들은 공천배제에 대해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재심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김성제 시장은 이날 의왕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천 탈락 결정에 항의했다. 특히 이번 공천을 '공천 학살'로 규정하고 그 중심에 지역구 국회의원인 신창현 국회의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도당 공관위는 지난 8일 본인을 포함한 시의원 예비후보 3명에게 공정한 경선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철저히 짓밟혔다"며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공관위 공천심사를 밀실공천으로 만들어버린 신창현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민주당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하기로 했으며,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오수봉 하남시장과 지지자들도 원천 무효라며 반발했다.
오 시장 지지자들은 "일 잘하는 능력 시장을 경선룰도 어긴 채 탈락시킨 것은 선거정치의 배신이고, 경선 원칙을 주장해온 당이 능력있는 현직 시장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은 시민을 무시한 후한무치 행위"라며 도당 공관위를 성토했다.
특히 이들은 "당의 경선배제 행위가 원천 무효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8명의 예비후보가 나와 3인 경선으로 결정된 군포의 경우도 재심청구를 하고, 20일 지지자들과 함께 당에 항의방문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군포지역 민주당원은 "도당 발표 이후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었다"며 "정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지지자들과 함께 도당이나 중앙당을 찾아가 항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낙점된 안양은 예비후보자들도 재심을 요청한다.
최대호 예비후보는 "중앙당에 그 대안은 무엇인지와 전략공천 대상에 포함시켜줄 것 등을 포함해, 재심요구하겠다", 임채호 예비후보도 "당내 후보와 당원들이 도당의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해진것을 어떻게 수용하겠느냐. 중앙당에 재심요구를 하면서 전략공천의 부당함을 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뒤 탈락한 공천 신청자들과 지지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는 등 반발이 예상되자 경찰에 긴급히 경기도 당사 경비를 요청했다.

/김영복·장은기·전남식·최남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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