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민원에 과도한 가지치기 … 거리 삭막
그늘피서·공기정화역할 못해 '관리원칙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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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국제통상고 앞 도로변 가로수 '메타세쿼이아' 가지가 몽땅 잘린 채 기둥처럼 세워져 있다.
부천시의 녹지관리가 엉망이다. 가로수 전지작업이 흉물스럽게 잘려나가 앙상한 뼈대만 남기거나 공원 숲 속에는 20년 전 폭설로 쓰러졌던 나무들을 토막만 낸 채 곳곳에 쌓여 산불화재 시 대형화재가 우려된다.
이 나무토막들은 성주산과 원미산 등 부천의 주요 산책 공원으로 산 중턱과 정상부분 20여곳에 이른다.
한편 부천시가 도심 미관은 물론 미세먼지 저감을 고려하지 않고 경인로를 비롯 주요 도로변의 가로수(은행나무, 메타세콰이아) 전지작업을 실시하면서 삭막한 풍경으로 변해버렸다.
부천시 송내동~역곡동 경인로변을 비롯 3개 노선의 가로수(은행나무)가 닭발처럼 흉물스럽게 싹뚝싹뚝 잘려나갔다.
국제통상고 앞 도로변의 가로수(메타세콰이아)는 앙상한 기둥만 남긴 가지가 몽땅 잘려있다.

이 가로수를 보고 시민들은 왜 지금 저렇게 정비를 하는지 의문을 가지면서 민원을 제기하지만 부천시는 민원과 가로수 관리를 위해 가로수전지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시는 최근 1억2000여만원을 들여 경인로변 등 3개도로의 가로수 은행나무를 전지작업하면서 미관을 해칠정도로 가지를 몽땅 잘랐다. 국제통사고 앞 도로변 가로수 300여그루도 20m 높이에 가지를 쳐버려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있다.

여름철이 되면 잎사귀가 많다보니 일부 상가의 간판이 가려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미리 계획을 세워서 나무의 수종에 맞는 가지치기를 했다면 나무도 보행자들의 그늘도 보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로수 전지작업은 여름철 가로수 관리보다는 민원 때문에 부천시가 무리하게 나무를 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보면 시가 가로수 관리정책과 원칙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한마디로 과도한 전지로 인해 늦가을부터 늦봄까지는 가로수라고 하기보다 앙상한 뼈대만 남은 아주 보기 흉한 그 조형물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경인로변 일부 상가의 간판이 가려진다는 민원이 제기된 데다 오래된 나무가지들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전지작업을 한 것"이며 "원미산과 성주산 등지에 쌓여 있는 나무토막들은 외관상 보이는 것만 치웠고 산속 깊이 산재한 것들은 운반처리가 어려워 자연부식 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운전사 문모(70)씨는 "미세먼지로 시민건강을 크게 위협받 있는 요즘 가로수가 미세먼지 40%의 저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시험결과가 그렇듯이 소음저감, 공기정화 등 삭막한 도심을 푸르게 하고 차량과 건물 등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나무가지를 과도하게 자르는 것은 녹지정책을 역행한 것"이 지적했다.

/글·사진 부천=강훈천 기자 hck1229@incheonilbo.com